'질병' 취급받던 게임, 아시안게임 e스포츠 메달 행진... 정치권 반색

LoL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LoL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이 메달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e스포츠가 정식으로 채택된 첫 국제대회에서 거둔 쾌거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한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게임은 질병'이라고 주장해온 일부 진영을 에둘러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질병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LoL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열렬히 축하한다”며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폐지법안을 통과시킨 지 2년도 안 돼 게임 선수들의 '멋짐'을 지켜볼 수 있어 더 감동”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셧다운제 폐지 법안 통과를 위해 LoL 스타 선수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는데, 그중에는 이번 금메달을 목에 건 페이커 이상혁 선수, 케리아 류민석 선수도 있었다”며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미친 듯이 해야 한다'는 스물 다섯살 페이커 선수의 담담한 한마디를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꼭 금메달을 따지 않아도 게임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주권자의 취미 생활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구나 골프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이 있다고 누구도 당구와 골프를 질병 취급하지 않는다”며 “항저우에서 전해오는 낭보를 접하며 앞으로도 게임을 '질병'이나 '해악' 취급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게임 전사들이 e스포츠의 역사를 새로썼다”며 “고생 많았다”고 격려했다. 하 의원은 지난달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에 대해 검찰이 '게임중독 상태였고, 게임 영향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발표하자 “돌팔이 의사가 되고 싶지 않으면 진단하지 말고 수사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반발한 바 있다.

당시 하 의원은 “게임 중독이라는 한 마디로 문화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통령도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검찰은 어떤 근거로 살인의 원인을 게임 중독이라 판단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 대한 응원과 격려를 당부했다. 이 의원은 “e스포츠의 발전을 계속될 것”이라며 “저도 국회에서 좋은 정책으로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은 9월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금융그룹, SK텔레콤, 골스튜디오, 로지텍G, 서울특별시, 시디즈, 기아, 대한항공, 팀스노우볼, 에어데이즈 등 e스포츠 국가대표 공식 파트너의 지원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선에 출전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