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 우주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위성

스페이스 포지가 우주상에서 반도체를 제조하는 위성을 개발했다. 〈사진 스페이스 포지〉
스페이스 포지가 우주상에서 반도체를 제조하는 위성을 개발했다. 〈사진 스페이스 포지〉

우주에서 반도체 소재 공정을 진행하는 위성이 발사를 앞뒀다. 우주의 진공과 미세중력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영국 스타트업 스페이스 포지는 다양한 화학 화합물을 혼합해 반도체 합금을 만드는 위성 '포지스타1'을 연내 미국에서 발사한다.

이 위성은 크기가 전자레인지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부에는 자동화 화학 장치가 들어 있다.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면 연구 팀이 원격으로 조정, 합금을 만든다.

스페이스 포지가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제조를 하겠다고 구상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반도체 소재를 지구에서 제조하는 과정이 에너지 집약적인데다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제조는 진공이나 항균 등 까다로운 제조 환경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공정 장비가 필요하다. 먼지나 오염물질, 온도 등 환경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회사는 반도체 공정에 적합한 진공과 미세중력 요건을 우주가 갖췄다면서, 구체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60%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시 웨스턴 스페이스 포지 창립자는 “화합물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원자에 의해 성장하는 강렬하고 느린 과정”이라면서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중력이 원자에 미치는 영향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가 제공하는 진공과 미세중력 상태는 지구에서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보다 10~100배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에 발사를 앞든 포지스타1은 실험결과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달할 뿐, 제조된 제품을 지구로 전달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종의 실험적인 성격이다.

우주상에서 제조된 소재를 국내로 전달할 수 있는 위성도 향후 2~3년 내 발사할 계획이다. 회사는 고온합금으로 제작된 열 차폐막 기술을 개발 및 확보해 우주선이 국내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