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63〉 디자인 싱킹의 잠재적 한계와 그 이후(2)

김태형 단국대 교수
김태형 단국대 교수

디자인 싱킹은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왔다. 특히 인간 중심 접근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디자인 싱킹이 문제해결을 위한 '만능'이 아니라는 점도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급진적 혁신, 시간의 제약, 개인의 창의성 제한 등 한계도 존재한다.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첫째, 디자인 싱킹은 인간 경험에 집중하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전에는 문제해결 과정이 주로 전문가들의 선형적이고 하향식 접근에 의존했다면, 디자인 싱킹은 패러다임을 뒤바꿨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한 팀으로 모여 최종 사용자의 경험을 공감하고 이해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새롭게 파악했다. 이를 통해 전례 없는 혁신적 결과를 도출했다.

둘째,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 여정을 이해하기 위한 '페르소나', 저비용으로 빠르게 실패와 성공을 반복할 수 있는 '신속한 프로토타이핑'과 같은 도구를 통해 문제해결 방식을 인간 중심으로 맞춤화하고 민첩성을 높였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인간 중심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령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문화, 윤리, 저작권, 개인의 프라이버시 등 복잡한 문제를 수반한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을 넘어 사회, 윤리 차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모든 문제가 인간 중심적이지만은 않다'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생성형 AI와 같이 인간의 즉각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안된 솔루션이 의도치 않게 사회시스템 차원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관점을 확장해 인간의 요구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윤리, 환경 시스템 등을 다차원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셋째, 디자인 싱킹은 '계획'에서 '실행'으로 이어지는 조직 문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앞서 말한 디자인 싱킹이 집단의 지혜에 의존하므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점을 한계로 갖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투자가 실행력과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 조직을 '문제해결'보다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로 전환한다면, 오히려 디자인 싱킹은 '혁신을 만드는 것'을 넘어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더욱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싱킹의 내재적 한계 중 하나는 집단적 사고가 개인의 창의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독립적이고 협업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모두 통합한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만능은 없다.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 문제에 대응하려면 다차원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디자인 싱킹은 혁신적 문제해결 방법을 제공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지만, 그 자체로는 완벽하지 않다.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한계를 인지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과 도구를 꾸준히 개발·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 싱킹이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문화,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통해 디자인 싱킹은 우리 인간을 위한 더욱 강력한 문제해결 도구로 거듭날 것이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