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빅뱅]〈5〉車 한계 넘는 이동 혁명 '로봇·U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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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펼쳐질 가까운 미래에는 기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로운 제조·소재 기술, 서비스의 혁신과 융합이 요구된다. 최근 세계 주요국에서는 다양한 경제·사회적 문제로 자동차 판매 정체 현상이 나타나며 모빌리티 수요가 다른 교통수단으로 대체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전장부품·IT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점찍고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영역은 로봇 시장이다. 세계 각국이 고령화 등으로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대면 전환으로 로봇의 사업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공유경제로 촉발된 지상에서의 모빌리티 전쟁은 이제는 하늘을 향한다. UAM 산업 역시 모빌리티 제조·서비스 분야와 폭넓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로봇과 UAM은 자동차를 넘어 물류·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높은 확장성을 지녔다.

현대차가 CES 2022에서 제시한 로보틱스 비전 이미지.
<현대차가 CES 2022에서 제시한 로보틱스 비전 이미지.>

◇로봇, 제조고도화·비대면전환에 폭발 성장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할 대표 기술인 로보틱스는 여러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주변 상황 변화 등을 즉각 감지·대응하는 신기술을 융합해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 제조 로봇을 비롯해 물류 운송 로봇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안내와 지원, 헬스케어는 물론 공사 현장, 재난 구호, 개인 비서 등 서비스 로봇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스마트 제조 확산과 전략 산업 내재화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안보 영역으로 넓어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 재편에 따른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 시장 성장 추이.
<로봇 시장 성장 추이.>

물류 로봇의 가파른 성장도 전망된다. 테슬라와 삼성, 아마존 등은 새로운 모습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서비스 로봇을 선보이며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통해 서비스 로봇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서비스 로봇 중 물류 로봇은 빠른 속도로 인간 일터에 침투 중이다. 아마존을 비롯해 페덱스, DHL 등 물류 기업들의 로봇 적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2월 1조원을 투입해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선언한 현대차그룹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의선 회장은 “고령화와 비대면으로 대표되는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과 치안, 보건 등 공공영역에서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며 로봇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현대차에 따르면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이던 세계 로봇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1772억달러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CES 2022에서 인간의 이동 경험을 혁신적으로 확장하는 '메타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하고 스마트 모빌리티에 탑승한 사용자가 우주에 있는 로봇 개 '스팟'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영상을 소개했다.

토요타와 닛산, 혼다, 포드 등 세계적 완성차와 콘티넨탈·보쉬 등 부품 업체, 로지스틱스와 같은 물류 업체도 물류 자동화 전문 기업, 인공지능(AI)·로봇 업체들을 인수하거나 공동 연구에 나서며 로봇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완성차·부품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폭발적 시장 성장이 예측되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2족 보행이 가능한 다리 등을 갖고 있고 팔과 손을 사용해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비행장인 버티포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비행장인 버티포트.>

◇UAM, 하늘 위 모빌리티 시대 연다

UAM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다. 도심 내 공중 교통체계를 활용해 승객·화물을 운송하는 항공운송 생태계를 의미하는 UAM은 이동 수단을 넘어 기체 개발부터 인프라, 플랫폼, 서비스, 유지보수 등 관련 산업을 포괄한다. 최근 무인기(UAV), 지역 간 항공모빌리티(RAM) 등을 합친 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간한 UAM 정책·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4~5인을 싣고 기존 항공기보다 낮은 300~600m 고도에서 항행하는 UAM은 도시권 30~50㎞의 중장거리를 20분 내외에 이동할 수 있다. UAM 비행장인 버티포트를 통해 도심과 도심을 빠르게 연결해 교통 혼잡도를 낮춘다. 초기에는 조종사가 탑승해 특정 구간을 운항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관련 기술 고도화로 자율비행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UAM 기체 시티 에어버스.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UAM 기체 시티 에어버스.>

현재 여러 업체가 UAM 기체인 개인용비행체(PAV)를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eVTOL) 형태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활주로와 같은 공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eVTOL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올해 5월 기준 약 821개의 eVTOL가 개발 중이다. 스타트업 중심으로 성장한 PAV 개발 시장은 수년 전부터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적 항공기 업체와 현대차와 아우디, 토요타 등 완성차까지 합류했다. 인텔과 텐센트 역시 PAV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UAM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을 설립하고 eVTOL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슈퍼널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한 전동화 UAM 모델을 내놓고 2030년대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RAM 기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UAM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PAV와 소프트웨어(SW), 네트워크 등 기술 이슈를 비롯해 규제와 인프라 관련 정비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도심 내 UAM 콘셉트 적용 이미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도심 내 UAM 콘셉트 적용 이미지.>

ETRI 기술전략연구센터는 “PAV의 저소음화·고효율화·견고화·경량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자율비행, 교통관리 시스템 등 SW·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 UAM 관련 정책과 규정 마련 역시 시급한 상황”이라며 “UAM 인프라에 필수적인 버티포트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고 진단했다.

[모빌리티 빅뱅]〈5〉車 한계 넘는 이동 혁명 '로봇·UAM'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