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차대전 격전지 '이오지마' 앞바다에 화산 분화로 '섬' 생겼다

지난달 30일 수중 화산 분화로 일본 2차대전 격전지 '이오지마' 앞바다에 생긴 새로운 섬. 사진=교도 AP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수중 화산 분화로 일본 2차대전 격전지 '이오지마' 앞바다에 생긴 새로운 섬. 사진=교도 AP 연합뉴스

일본 이오지마(이오섬) 근처 바다에 수중 화산이 분화하면서 새로운 섬을 탄생시켰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낮 12시쯤 도쿄에서 남쪽으로 1200km 떨어진 이오섬 최남단에서 수중 화산 분화가 일어났다.

화산 폭발을 몇 분 간격으로 지속됐고 얼마 뒤 그 자리에는 지름 100m 정도되는 둥근 모양의 섬이 형성됐다.

도쿄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이 새로운 '섬'을 주위 물은 화산으로 인해 탁해졌다. 폭발적인 분화 동안 형성되는 다공성 암석인 부석이 물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마그마가 이 지역에서 분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이오지마 앞바다에 새로 생긴 섬 인근에서 마그마 분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가디언 캡처
일본 이오지마 앞바다에 새로 생긴 섬 인근에서 마그마 분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가디언 캡처

섬은 동심원 형태로 형성됐지만 표면에는 분화구의 흔적이 없어 영락없는 '섬'이 됐다.

이오지마는 일본과 괌 사이 중간쯤 위치에 자리 잡은 섬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병대원들이 일본군과 격전 끝에 성조기를 세우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유명해진 장소다.

이 섬은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매년 융기하면서 면적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최근 9년간 약 1.3배 커졌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는 “해저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 물질은 수중에서 순식간에 굳어진다”며 이오섬이 이 같은 이유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분화에 앞서 이 근처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2분마다 화산 지진이 발생했다.

세쓰야 나카다 도쿄대 화산학 명예교수는 특히 이날 분화로 인해 “수중에 마그마가 쏟아져 나오면서 기존의 굳어진 마그마 더미가 수면을 뚫고 나와 새로운 섬이 탄생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7월에도 이오섬 근처에서 비슷한 분화가 일어났다. 나카다 교수는 “마그마 활동이 재개된 것 같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새로운 섬이 향후에는 이오지마와 합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1년에는 이오섬 인근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 1945년 이오지마 해전으로 해저에 가라앉았던 배 20척이 물 위로 떠오른 일이 있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