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평 'AI 기반 초임계 소재'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이끈다

소재 설계·제조·분석 및 평가 아우르는 통합 'AI 플랫폼' 구축
이영국 교수 “초임계 소재는 미래 모빌리티의 신소재로 거듭날 것”

이영국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영국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초임계 소재는 현재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가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운전자와 승객의 충돌 안정성를 높일 수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과 배터리 화해(禍害)를 크게 줄여줄 수 있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알키미스트(연금술) 프로젝트' 사업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 초임계 소재'를 테마로 연구진을 이끌고 있는 이영국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AI 기반 초임계 소재란 AI를 기반으로 설계, 제조, 평가 등 공정 단계를 통합 설계해 이론상 물성의 임계치인 70%를 넘기는 소재를 의미한다.

이 교수는 “저희는 초임계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통합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미래형 모빌리티에 사용될 소재,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경제적 가치와 큰 시장규모를 갖는 자동차 차체용 철강 소재와 배터리용 전고체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기존 방법 대비 적은 시행착오와 단축된 기간내에 산업이 필요로 하는 초임계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초임계 소재를 담당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 교수는 “지난 2020년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 전략 로드맵'에 따르면 미래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자동차용 고장력강 시장 및 전고체 전지시장 규모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소재들을 세계적으로 먼저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선 첫 번째 기존 소재의 물성을 훨씬 뛰어넘어야 하며, 두 번째 개발 시간의 단축이 필요한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소재의 설계부터 제조, 분석 및 평가까지 아우르는 통합 AI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연구진들은 이번 과제를 통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에 적용되는 철강재들 중 가장 높은 강도는 1.8GPa(기가파스칼)에 그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2.4GPa을 목표로 연구중에 있다.

특히 연구진들은 강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강도가 높아지면 문제가 되는 수소취성, 용접성 등을 동시에 해결해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초고강도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연구진들은 지난 2년여 동안 국제 논문 38편, 특허 15건, 출원 3건을 등록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초고강도 페라이트계 경량 철강 소재를 개발해 미국·유럽·일본에 출원 및 등록했으며, 멤버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스케일'(중간 시험)에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차세대 이차전지용' 초이온전도체 소재개발에도 AI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다. 초이온전도체란 고체 전해질과 혼합 전도체 중 특히 높은 이온 전도를 보이는 고체 화합물의 일컫는다. 이에 일반적인 고체 전해액보다 우수한 이온전도성을 지닌다.

이 교수는 “초이온전도체는 높은 이온전도도 중요하지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높은 수분 안정성이나 높은 전도, 유지율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이러한 숙제를 여러 가지 목표 값을 동시에 만족하는 설계안을 도출해내는 '다중물성 최적화 AI 기술'을 사용해 풀어나감과 동시에 본 과제의 최종목표 물성에 달성하는 것이 본 연구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료의 물성 측면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철강소재, 초이온전도체의 세계 최고 수준 이상의 물성을 실험실 차원에서 확보했으며, 멤버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스케일에서 평가 진행 중에 있다. 추가로 '사용자 친밀 인터페이스(user friendly interface)'를 구축해 개발한 AI 통합 플랫폼을 모든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저희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장력강과 초이온전도체가 미래 사회의 자동차에 적용된다면 차체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날아다니는 모빌리티, UAM 시대가 좀 더 빠르게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한 소재의 통합 AI 플랫폼을 통해 초고장력강이나 초이온전도체뿐만 아니라, 국방 소재, 에너지저장 소재 등 여타 소재들의 개발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며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