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묻힌 찹쌀떡?...90년 만에 발견된 '디윈턴 황금두더지'

디윈턴 황금두더지. 사진=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 리와일드(Re:wild)
디윈턴 황금두더지. 사진=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 리와일드(Re:wild)

1930년대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금빛 모래 두더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거의 90년 만에 발견됐다.

1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NPR·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과학자들이 멸종 위기종인 디윈턴 황금두더지 11마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몸길이 3인치(7.6cm) 정도되는 이 작은 황금두더지는 193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목격을 마지막으로 발견되지 않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

디윈턴 황금두더지. 사진=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 리와일드(Re:wild)
디윈턴 황금두더지. 사진=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 리와일드(Re:wild)
디윈턴 황금두더지. 사진=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 리와일드(Re:wild)
디윈턴 황금두더지. 사진=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 리와일드(Re:wild)

이 두더지는 '황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매끈하고 유분이 많은 털로 모래 사이를 유영한다. 이 같은 이유로 일반적인 두더지처럼 땅 속에 터널을 만들지 않아 지나간 흔적이 잘 남지 않는다.

또한 눈이 없는 대신 매우 민감한 청각을 가지고 있어서 땅 위로 지나가는 진동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빠르게 숨어버려 찾기가 더욱 어려웠다.

이에 전 세계 야생동물 단체들이 사라진 두더지를 찾기 시작했고, 탐지견과 DNA 기술을 통해 수십년 만에 찾아내게 됐다.

황금두더지가 지나간 흔적. 사진=멸종 위기 야생 동물 보호 단체(EWT)
황금두더지가 지나간 흔적. 사진=멸종 위기 야생 동물 보호 단체(EWT)
땅을 파고 들어가는 황금두더지. 사진=AFP 유튜브 캡처
땅을 파고 들어가는 황금두더지. 사진=AFP 유튜브 캡처

멸종 위기 야생 동물 보호 단체(EWT)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리토리아 대학교 연구진이 생물 다양성과 보존'(Biodiversity and Conservation)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윈턴 황금두더지는 총 11마리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부터 보더콜리종 두 마리와 매일 18km에 달하는 사구를 돌아다니며 황금 두더지 찾기에 나섰다. 유능한 수색견인 두 마리의 개는 두더지의 냄새와 터널을 발견해냈다.

이 가운데 환경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해 해당 지역 모래 샘플을 분석했고, 남겨진 각질, 털, 배설물 등으로 범위를 좁혔다.

연구를 통해 총 21종의 황금두더지가 발견됐고, 여기에는 디윈턴 황금 두더지도 있었다. 비록 연구원이 실제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인근에 설치한 카메라에 영상과 사진이 남았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반 자일 황금 두더지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EWT 수석 보존 책임자인 코버스 테론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디윈튼 황금 두더지가 그곳에 있는지를 의심했지만, 우리는 아직 이 종이 멸종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며 “올바른 수색 작업과 적절한 타이밍, 그리고 그것을 찾는 데 열정적인 팀 덕에 위험에 처한 종을 보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