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늘 정기 임원인사…안정 속 쇄신 무게 실려

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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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6일 계열사 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계열사 대표 10명을 교체했던 지난해와 달리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고려해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유통군의 경우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유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21년 롯데쇼핑이 42년 만에 영입한 외부 인사다. 마트·슈퍼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강성현 대표 또한 유임이 유력하다. 소비 심리 위축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점포 리뉴얼, 상품 소싱 통합,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정 대표와 강 대표의 경우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롯데온)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롯데온은 버티컬 서비스를 앞세워 5개 분기 연속 실적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 중이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미니스톱 통합 작업(PMI)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을 제출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신임 대표로는 김홍철 유통군 HQ 인사혁신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도 용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6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류 대표는 역대 회장 비서 출신으로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신동빈 회장을 가까이서 보필했던 인물이다. 지난 2020년 8월 대표 취임 이후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밖에도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등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업군별 대규모 조직 개편이 이뤄질 지도 관심이다. 롯데는 지난 2021년 기존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없애고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를 6개 사업군으로 묶고 식품·유통·화학·호텔 사업군은 계열사 별 인사·재무·기획·전략 등의 기능을 모아 HQ 조직을 구축했다.

이후 지난 7월 호텔군HQ 수장이었던 이완신 전 총괄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HQ 체제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텔군HQ는 재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능만 남기고 조직을 대폭 축소해 운영 중이다. 총괄 대표도 반년 가까이 공석인 상황이다. 롯데가 조직 효율화, 사업군 시너지 창출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 어느 쪽을 택할지 이목이 쏠린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의 전무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한 그는 지난 1년간 아버지 신 회장을 따라 그룹 전반에 걸친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앞서 9월 신동빈 회장은 베트남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몰 개관식 당시 신 상무의 유통 계열사 활동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