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 디지털 트윈 통해 건축자재를 옮기는 로봇

인공지능이 탑재된 지게차와 크레인이 건축자재를 옮기는 모습. 〈사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인공지능이 탑재된 지게차와 크레인이 건축자재를 옮기는 모습. 〈사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건설현장에서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생성된 정보를 활용해 건축자재를 옮기는 로봇이 등장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 기계·장비 등 각종 사물을 컴퓨터 가상 세계에서 똑같이 구현한 것으로, 산업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토니 양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리치몬드의 한 건설현장에서 물건을 들어올리고 옮기는 등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스마트 건설 로봇'을 시연했다.

건설 현장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이를 토대로 판단을 내려 크레인과 지게차를 조종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카메라가 장착된 공중 드론으로 포착한 건설 현장의 세부 정보를 디지털 트윈의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 로봇이 이 정보를 이용해 실제 공간에서 AI를 탑재한 크레인과 지게차를 움직여 건축자재를 정확한 위치로 옮긴다. 로봇이 정보를 종합해 판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사람의 조작 없이 보·기둥 등 건축자재를 현장 곳곳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 박사는 이같은 방식이 사람이 투입되지 않아 건설 부문 노동력 부족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건설현장에서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대신 기계를 제어하는 현장 관리자가 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건축자재를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명사고 등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은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장애물을 피하거나 작업을 즉시 중단하도록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건설 시간 단축과 정확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로봇이 디지털 트윈 내 컴퓨터 모델과 비교하면서 현장에 물체를 정확하게 배치하기 때문에 건물이 계획대로 지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로봇이 자율적인 판단을 통해 현장에 물건을 배치하는 모습. 〈사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로봇이 자율적인 판단을 통해 현장에 물건을 배치하는 모습. 〈사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양 박사는 “물체를 인식하고 품질 보증을 위해 구조 구성 요소를 자세히 스캔해 자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스마트 로봇을 통해 건설 시간을 단축하고 작업자 안전을 높이며 업계의 노동력 부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박사 연구팀은 현재 상업용 건물 프로젝트에 스마트 로봇을 사용하기 위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내의 여러 지역 건설 회사와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