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조 신기록' LG엔솔…향후 수익성 확보는 과제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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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처음 매출 30조원을 돌파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2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출범 이후 달성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21년(매출 17조8519억원·영업이익 7685억원)과 2022년(매출 25조5986억원·영업이익 1조2137억원)에 이어 가파른 성장세를 3년 연속 이어갔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며 배터리 공급이 늘어난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테슬라, GM, 폭스바겐 등에 탑재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 둔화가 가시화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6.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2.5% 증가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2501억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8%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조정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저하되는 반면 고정비 부담은 커지면서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래깅 효과(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도 컸다. 리튬 가격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고 코발트 가격 역시 4년 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원재료 가격을 배터리 가격과 연동하는 계약을 맺는데 메탈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배터리 판매 가격이 하락해 매출 규모가 감소하는데다 비싸게 구매한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판매할 수밖에 없어 이익이 줄어든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추이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추이

글로벌 경기 영향으로 올해도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근 증권사들은 이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35조원 전후로 보고 있다. 전기차 수요 회복, 금리 하락, 리튬 가격 반등, 전기차 정책 변화 등이 변수로 꼽히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할지 관심이다. 북미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AMPC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질적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부터 미드 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포트폴리오 강화를 가속화한다. GM 합작공장(JV) 2기, 인도네시아 현대차 합작공장 등이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