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영업익 1조 시대 열어…삼성 '바이오' 육성 결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1136억원
생산력 초격차로 이익률 30%
존림, 빅파마 확보 리더십 빛나
올해 年 매출 4조원 돌파 목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영업이익 추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설립 12년 만에 초고속으로 이룬 성과로, 삼성의 신수종 사업 투자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압도적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바탕으로 대형 고객을 지속 확보해 올해 영업이익 1조원 유지와 함께 사상 첫 매출 4조원 시대 개막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도 연결기준 매출액 3조6945억원, 영업이익 1조113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잠정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3.1%, 영업이익은 13.2% 성장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종전 연간 최대였던 지난해를 경신, 새 기록을 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영업이익 추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영업이익 추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 영업익 1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그간 국내 제약사 중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 넘었던 곳은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정도다. 바이오 업계까지 넓히면 셀트리온이 지난해 영업이익 647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 돌파를 시작으로 지난해 분기(3분기) 매출 1조원,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까지 새로운 기록을 잇달아 쓰고 있다. 특히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된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독보적인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보여준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초고속 성장, 삼성 '바이오' 육성 결실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 '1조 시대'는 설립 1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제약·바이오산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초고속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다. 실제 회사는 상장 연도였던 2016년과 비교해 7년 만에 12배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완전한 성장궤도에 오름에 따라 삼성의 '바이오 육성' 전략도 결실을 맺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바이오를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21년 발표한 240조원 투자 계획에서도 삼성바이로로직스를 중심으로 차세대 CDMO 사업을 강화,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5월 미국 출장에서 존슨앤드존슨(J&J),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바이오젠 등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업을 모색하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관계사 중에서 2018년 삼성물산·삼성전기, 2021년 삼성SDI·삼성증권 등에 이어 상장사 중 9번째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계열사 중에서도 빠른 성장을 거듭했지만 국내 전체 산업을 놓고 봐도 성장 속도는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코스피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15곳 정도다. 이들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데 소요된 평균 기간이 25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절반도 걸리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존림 리더십 최고 실적 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에는 존림 대표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 취임 이후 매년 매출·영업이익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그는 과감한 투자와 선제적 시장 대응이라는 두 가지 경영 전략을 내세워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규모 4공장(24만 리터) 전체 가동으로 총 생산능력 60만4000리터를 확보,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나아가 인천 송도에 제2캠퍼스 부지를 확보했으며,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4개 공장 추가 건설까지 이끌었다. 시장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생산능력 초격차 전략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빅파마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축적하며 대규모·장기계약 중심 영업 전략도 30%가 넘는 수익성을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한 신규·증액 계약 총 19건 중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계약만 9건이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액은 12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는데 존림 대표 리더십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빅파마 중심 대규모·장기 계약 수주에 집중, 사상 첫 연간 매출 4조원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항체의약품 시장 성장과 더불어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선점을 위해 제2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구축과 인천 송도 내 ADC 생산시설 건설 등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 대비 10~15% 매출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매출 전망치로 4조1564억원을 제시, 사상 첫 연간 매출 '4조원' 시대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