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심우주탐사 및 위성에 활용될 전기추력기의 시험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심우주 탐사에 있어 필수 기술인 전기추력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항우연은 대형 전기추력기 시험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대전 항우연 본원에서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전기추력기는 연소 반응을 이용하는 화학 추력기와 달리 전기에너지로 플라즈마를 생성·가속해 추진력을 얻는 우주 추진기관이다.
연료 효율을 크게 높이고 탑재연료량을 줄일 수 있어 심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실제 전기추력기의 장점을 활용해 최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비롯한 저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에 적용되고 있다.
우주에서 최대 수만 시간 이상 작동해야 하는 전기추력기 개발을 위해서는 성능과 수명 검증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전을 통한 플라즈마 생성을 위해 1억분의 1기압 이하 진공 환경 생성, 저온과 고온을 빠르게 변경하기 위한 온도 조절 및 플라즈마 진단이 가능한 특수 시험장비가 필요하다.
항우연이 이번에 구축한 전기추력기 시험장비는 직경 3.8m, 길이 10m 크기로 규모 면에서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정도만 보유하고 있는 대형 장비다.
현재는 200밀리뉴턴(mN)급 전기추력기에 대한 시험이 가능하며, 항우연은 단계적으로 극저온 디스크(전기추력기에서 발생하는 추진제 이온을 디스크에 흡착시켜 시험 장비 내부 환경을 진공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치)를 추가 장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인 추력 1뉴턴(N)급 전기추력기 시험이 가능한 장비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시험 장비는 개발 기간 3년, 개발비 약 42억원이 투입됐으며, 국내 업체와 함께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
항우연은 향후 위성개발 및 심우주탐사 등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국내 산업체 및 연구기관에 개방해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이번 대형 전기추력기 시험장비 개발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전기추력기 개발 역량을 갖추는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우주 추진 및 우주 환경시험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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