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센스, 韓기업 최초 日 의료기기 '심장' 뚫었다

에이티센스가 국내 심전도 의료기기 기업 최초로 일본 대형병원 50곳 이상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국 솔루션 도입률이 높은 일본 의료 시장에서 1년도 채 안돼 종합병원 수십 곳을 뚫으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티센스는 지난해 일본 종합병원 57곳에 패치형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 '에이티패치'를 공급했다. 지난해 8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제품 인허가를 획득한 지 4개월 만이다.

에이티패치는 부정맥이나 기타 심장질환 진단을 목적으로 심장신호(심전도)를 측정, 분석, 모니터링하기 위해 검사에 사용하는 심전도 검사기기다. 국내 최초로 최장 14일간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받았다.

에이티센스는 일본을 최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고 지난해 8월 인허가 획득과 함께 같은 해 10월 건강보험 수가까지 적용되며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상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에이티패치는 불과 3개월여 만에 50군데가 넘는 종합병원에 공급했다. 특히 8~9월에는 월평균 200~600대가량 판매했지만 수가가 적용된 4분기에는 월평균 1200대까지 판매가 늘었다.

에이티센스는 제품 경쟁력과 함께 현지 유통 채널 역량을 초기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에이티패치는 부정맥, 심방세동 등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해야 하는 심장질환 발견에 최적화됐다. 사실상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유일하게 14일간 심전도를 장기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진방수(IP44·IP57) 기능과 간편한 탈부착 등으로 검사 중에도 샤워, 가벼운 운동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일본 심혈관 의료기기 유통 1위 기업인 재팬 라이프라인을 현지 유통사로 낙점, 빠르게 시장을 넓힐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에이티센스는 올해 일본 대형병원 공략을 강화해 시장에 확실하게 안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7개 병원을 넘어 올해는 최대 200개 종합병원을 고객사로 확보할 계획이다. 월평균 판매 대수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최대 4000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에이티패치
에이티패치

연간 2000대가량 판매 중인 독일 시장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한데 이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리리트(UAE)도 연내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인허가를 마쳐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해외 매출을 바탕으로 연간 회사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높은 63억원을 설정했다.

정종욱 에이티센스 대표는 “일본에서도 에이티패치와 유사한 제품이 있지만 대부분 사용 시간이 2~3일에 불과해 우리 제품이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면서 “일본 성과를 바탕으로 독일, 미국, 그리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공략을 확대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