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마이데이터 2.0 시대…전통금융 vs 핀테크 '혁신 줄다리기' 승자는

마이데이터 2.0 추진 내용
마이데이터 2.0 추진 내용
선두 네·카·토 맞춤형 금융에 주력
청소년 고객 대상 비즈니스 고도화
은행·카드사 등 주도권 쟁탈 기회로
금융에 건강·쇼핑 결합…B2B 초점

마이데이터 2.0 시대가 열린다. 2022년 1월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시행 2년간 서비스 가입자는 1억1787만명에 달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69개사에 달하며 지속 증가세를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 이후 2년간 개선점을 발굴, 지난 8일 '마이데이터 2.0' 로드맵을 공개했다.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앞두고 사업자 간 혁신 서비스 발굴과 사용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국민 맞춤형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금융 혁신서비스 발굴 기대

'마이데이터 2.0'은 금융플랫폼으로써 기능을 강화해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마이데이터 정보 확대 △영업 활성화 △이용자 편의성 제고 △마이데이터 정보보호 4가지 추진 방향성이 설정됐다.

업계가 '마이데이터 2.0'에 기대하는 중점 사항 중 하나는 '이용자 대상 확대'다. 법정대리인 동의 연령이 19세에서 14세로 낮아진다. 관련 감독규정을 오는 9월 개정해 청소년들도 자유롭게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고령층 마이데이터 활용도 활성화한다. 고령층, 저시력자 등 서비스 접근성이 제약된다는 지적에 따라 대면 점포에서 마이데이터 가입·조회·활용이 가능해진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마이데이터 물품구매 정보 내역을 구체화한다. 가령, 현재 배달플랫폼에서 간편결제로 음식을 시키면 사용자는 PG사나 가맹점명, 금액, 날짜만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가게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는 표시되지 않는다. 이에 모든 PG사가 신용정보, 선불·직불 거래 대행 내용 등을 모두 제공하도록 해 판매처와 물품명 등 명확한 구매정보 확인이 가능해진다. 공공데이터를 확보해 데이터 제공 범위 확대도 추진한다.

'마이데이터 2.0'으로 사용자 활용성과 보안성을 강화, 새로운 혁신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마이데이터 사용자와 사업자들이 요구했던 다양한 개선사항이 '마이데이터2.0'에 포함돼, 보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환대출 플랫폼, 보험비교·추천서비스같은 혁신 서비스 발굴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핀테크 추격하는 전통금융…판세 바뀔까

'마이데이터 2.0' 시대에 업권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굳건한 선두 입지를 구축한 핀테크업계와 추격하는 전통금융권의 전략 구상이 한창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기준 업권별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는 핀테크·IT·신용평가업(CB)이 4942만명으로 가장 많다. 이중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빅테크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00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어 카드·캐피탈 2826만명,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2669만명, 금융투자·보험 596만명 순으로 마이데이터 가입자를 확보했다.

핀테크업계는 마이데이터 2.0 로드맵에 따라 '맞춤형 금융서비스' 발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가입자 소비, 계좌내역, 투자, 여신이력 등을 활용해 선보였던 자산관리, 연금관리, 대출관리, 보험보장요약 등에서 나아가 보다 확장된 자산 분석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청소년 전용 서비스, 청소년 전용 카드 등 유스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만큼, 청소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응한 맞춤형 서비스도 선보일 방침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청소년 고객 등 사용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위해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고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금융권도 마이데이터 2.0 시대를 맞아 추격에 나선다. 은행·카드 등 전체 업권을 합치면 빅테크 못지 않은 마이데이터 가입자를 확보한 만큼 이 기회에 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지난달 MZ세대 맞춤형 마이데이터 신규서비스를 오픈한 것이 대표적이다.

파이어족을 위한 '조기은퇴진단'서비스를 통해 조기은퇴 필요자금과 은퇴자금 고갈시점 등을 시뮬레이션하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의 금융정보를 제공한다. 또 학자금 대출 통합관리와 또래그룹과 소비현황을 비교할 수 있는 카드리포트, 빅데이터 분석 기반 트렌드 콘텐츠도 품고 인프라를 개선해 데이터 수집 속도 등 시스템 안정성도 강화했다. 연령별 전략으로 고객군을 세분화해 접근할 수 있는 전략을 가동한 것이다.

오프라인 지점에서 마이데이터 가입 및 조회, 상담도 가능해진다는 것도 은행에 호재다. 빅테크에 비해 오프라인 경쟁력이 큰 은행 등은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층을 마이데이터 가입으로 유도하기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관계자는 “고령층 상당수가 금융자산이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어 이를 한곳에서 관리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파악 중”이라면서 “경제력 측면에서는 고령 이용자의 마이데이터 가입이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과 함께 금융지주 플랫폼 전략 중추인 카드사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 필수과제다. 특히 간편결제를 내세운 빅테크와 최전선에서 부딪히는 만큼 그 긴장감이 크다. 여신업계 안에서는 '모니모'를 앞세운 삼성금융네트웍스까지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오픈하며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카드업권에서는 마이데이터2.0 시대를 맞아 결제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자산관리, 소비패턴분석 등 금융서비스를 건강, 쇼핑, 관광 같은 비금융서비스로 연결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업종 데이터를 상품으로 개발해 컨설팅 등에 활용하는 B2B 비즈니스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