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배의 디지털 레볼루션] AI 차량관리 시스템 '커넥티드카 플랫폼'

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올해 초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제품이나 솔루션이 주를 이루는 신기술 경연장이었다.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은 AI를 내장했고, 자동차나 선박까지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첨단 신기술과 함께 AI가 적용됐다. AI 수준은 천차만별이겠지만 그 제품에 맞는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적합한 것 같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 가전제품은 무선 네트워크인 와이파이(Wi-Fi)로 연결되어 스마트폰으로 관리되고 통제된다. 외출 시 소등을 했는지, 가스는 잠갔는지, 보일러는 껐는지 등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칫솔까지도 와이파이로 연결돼 자녀가 이를 몇 분 동안 닦았는지가 스마트폰에서 확인된다. 와이파이에 연결된 샤워기는 물 온도를 자동 조절하거나 물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침대 메트리스에 건강관리 센서가 내장돼 취침 중에 온몸 상태를 체크해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로 활용된다. 물론 와이파이는 아마존이나 삼성의 클라우드에 접속돼 '스마트 홈 컨트롤시스템' 서비스를 받는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냥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스마트씽스(Smart Things)가 구현된 CES의 주제가 작년에는 'Be in IT'였고, 금년에는 'All Together, All On'이었다.

자동차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뜨거운 각축을 벌였다. 차량 기능만 보면 기존 가솔린 차량에 비해 부품수가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에 유지비가 적게 들고, 소음이 전혀 없으며, 모든 것이 내장된 AI 컴퓨터에 의해 전자동으로 작동된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이 차량 가격의 20~30%를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충전 상태 정도만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고, 운전 습관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값비싼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고 폐기시에도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평소 운전 습관이나 충전 습관 등이 기록돼 관리돼야 한다.

또 차량 한대 정도는 개인이 잘 사용하고 유지하고 관리하면 된다. 기업이나 기관의 수십대에서 수백대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업무용 차량이면 지금은 차량 사용 신청을 하고 열쇠를 지급 받은 후 반납시 운행일지를 작성하는 일련의 행위가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차량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관리 시스템과 AI가 결합된 커넥티드카 플랫폼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차량 예약 및 배차, 문 개폐, 운행 보고서 작성 등을 자동화해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위성항법장치(GPS) 추적 기능으로 차량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운행 경로를 분석할 수 있다. 운행 데이터 분석으로 사고 예방, 연료 소비 감소, 위험 운전자 교육 등이 가능하다. 운전자 급가감속 습관을 분석하고 개선 교육을 실시해 연료 소비를 10~15% 줄인 사례도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의 내부 저항, 온도, 전압, 충전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충전 이력 관리, 배터리 이상 징후 알림 등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제공해 배터리 수명 예측, 잔존가치 평가, 배터리 관리 효율성 향상 등 효과를 가져온다. 배터리는 관리하기에 따라 수명을 10% 이상 연장할 수 있다.

자동차는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로 기계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사용자가 차량을 편리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차량에 내장된 차량 상태관리 시스템(VHMS)이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기능을 확장시킨 커넥티드카 플랫폼의 확산이 필요하다. 이러한 AI 기반 플랫폼을 사용하면 차량 운영 비용 절감, 사고 발생률 감소, 운전자·직원 만족도 향상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kb.lee@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