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분야 MAS 적용 두 달 앞으로…SW 업계, 시행착오로 공공 사업 피해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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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분야에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공사업에서 발생할 혼란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SW 업계는 조달 등록 과정에서 생길 병목현상, MAS에 대한 중소기업과 발주처의 낮은 이해도, 미흡한 SW 평가 방식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SW 산업에도 MAS가 시행된다. MAS는 일정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을 대상으로 다시 경쟁을 통해 최종 선택을 하는 방식이다. SW 분야 MAS 제도 도입으로 제3자단가계약(수의계약)은 중소기업으로 한정되며, 대기업과 중견기업, 외산기업, 유통사, 교육용 SW 등은 공공 입찰 경쟁을 하게 됐다.

업계가 가장 먼저 우려하는 것은 중소 SW 기업의 조달 등록에 따른 병목현상이다. 중소 SW 기업 가운데 유통사를 통해 조달 등록을 해온 기업은 수의계약 혜택을 받으려면 직접 조달 등록을 해야 한다.

조달청은 올해 안에 약 300여곳 이상 중소기업 조달 등록에 관한 행정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중소 SW 기업은 행정 소요가 몰리면서 조달 등록이 늦어지면 공공 사업 계약 체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병목현상을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시행착오가 두 번째 우려다. 중소기업 가운데 기존처럼 유통사를 통해 공공 사업을 하려는 곳은 MAS 제도를 통해 입찰을 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가진 중소기업은 기술에만 집중하고 유통사를 통해 공공 조달을 맡기는 경우가 있다.

MAS로 공공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소 SW 기업은 새로운 제도에서 공공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올해 체결될 사업 규모를 예견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공공 매출 비중이 높은 중소 SW 기업 입장에서는 낯선 MAS 제도 하에서 시행착오로 공공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 유통사도 MAS 제도에서 공공 SW 계약을 처음 체결하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를 가중시킨다.

SW에 MAS 제도가 적합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세 번째 우려다. MAS는 하드웨어를 비롯, 기능이 단순한 제품을 중심으로 적용됐다. SW 업계는 그동안 SW 특수성이 MAS 제도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하드웨어는 명확하게 제품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지만 SW는 사용처, 정보 시스템에 따라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달청이 상용 SW 특성을 반영, 경쟁 평가 시 사용할 기준표를 제정했지만 업계는 아직 SW 제품 품질을 평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품질 평가가 미흡하면 결국 가격 경쟁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업계는 SW 각 영역별 특수성을 반영해 평가항목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달청도 제도 시행 이후 평가 항목을 점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SW 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직접 조달에 등록하고, MAS로 공공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큰 전환점이 생기는 것인데 아직까지 업계, 수요기관, 조달청은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MAS 제도 연착륙을 위해 관련 인력을 보강하고 하반기에 집중돼 있는 공공 사업을 상반기에 신속 집행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