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일면서 극지방이 아닌 지역에서도 아름다운 오로라가 관찰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지난 10일부터 활발한 태양 활동으로 남부를 제외한 미국 곳곳에서 오로라(auroras; northern lights)가 관측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외에도 독일, 스위스, 중국, 영국, 스페인, 중국 등 지역에서 오로라가 나타났다.
최근 며칠 간 지구촌 곳곳에서 오로라 관측 사례가 늘어난 이유는 지구로 방향을 튼 태양 흑점에서 태양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태양 흑점의 수는 약 11.2년을 주기로 늘어났다가 줄어들고, 이 주기마다 평균 100회 정도의 심각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가장 강력한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발생했다.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태양 표면에서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는 화산 폭발 같은 현상이 일어나면, 강력한 에너지를 품은 플라스마 입자들이 우주로 날아간다. 이렇게 지구로 유입된 하전 입자들이 공기 분자와 반응해 빛을 내는 현상이 오로라다.
극지방 외에도 오로라가 관측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오로라 인증샷이 활발히 공유됐다. 캐나다 벤쿠버, 미국 피츠버그, 프랑스 몽생미셸 등에서도 밤하늘의 오로라가 선명히 보인다.
다만 저위도인 한국에서는 오로라 관측이 어렵다. 천문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12일 새벽 2시쯤 강원도 화천에서 오로라를 관측했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다른 나라처럼 여러 지역에 나타나지도, 육안으로 관측될 정도로 선명하지도 않았다.
그리니치 평균시(GMT)로 11일 오전 1시 23분, 태양 플레어는 X5.8급(가장 강력한 등급; 핵무기 1개 위력의 100만배)으로 정점을 찍었다. 강력한 플레어는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전파 교란이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날 일부 지역에서는 전파 신호가 일시적으로 끊기거나 완전히 손실되기도 했다고 SWPC는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