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오픈형 기술평가 플랫폼 'K-TOP' 공개…'기술력'만으로 시중은행서 대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기술평가 오픈플랫폼 'K-TOP' 공동활용 업무협약식에서 협약 체결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기술평가 오픈플랫폼 'K-TOP' 공동활용 업무협약식에서 협약 체결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국내 최초 오픈형 기술평가 플랫폼 'K-TOP(Kibo Technology-rating Open Platform)'이 공개됐다. 앞으로 기업들은 K-TOP를 통해 자신들이 가진 무형자산인 '기술력'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기업 재무상태나 '기술평가 보증서'로 담보대출을 받던 관행에서 벗어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실리콘밸리를 부흥시켰던 혁신성으로 대출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9일 서울 브이스페이스에서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 기술평가역량이 담긴 국내 최초 오픈형 기술평가 플랫폼 'K-TOP' 오픈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국내 최초 3세대 개방형 기술평가 플랫폼 'K-TOP'을 통해 기술평가 퍼스트 무버로써 다시 한번 도약하려 한다”면서 “정부 디지털 플랫폼 정책에 부응해 발전된 기술평가 인프라와 평가정보를 대외에 공유함으로써 중소기업 혁신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TOP은 기보가 독자적으로 생산한 기업 기술평가 정보를 개방해 기업 자신은 물론, 은행·공공기관 등이 활용토록 하는 오픈플랫폼을 의미한다. △KTRS-FM(신속표준모형) △기업혁신역량지수(Tech-Index) △원천기술 평가모델 등 기보의 세 가지 AI 기반 기술평가 핵심 콘텐츠를 통해 기업별 기술평가정보를 등급화·수치화된 형태로 기업 등 민간에 제공하고, 은행 등 유관기관이 이를 검색·조회할 수 있게 한다.

그간 기업들이 기술평가를 할 때 기보가 발행하는 기술평가 보증서로만 피드백을 받는 게 가능했다. 이 때문에 자가진단이 쉽지 않았다.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대출도 기업은행에서 제한적으로 가능했고, 대부분 금융권에서는 재무상태나 기술평가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만 할 수 있었다.

다만 앞으로 기업이 자체 기술평가 진단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기보 보증서 발급 후에야 기술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보증신청 전 자가진단만으로 등급화된 객관적 평가값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에 혁신형 중소기업 기술개발 성과에 대한 피드백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대출·보증 등 자금조달 방향에 대한 길잡이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기보 보증부 대출도 간소화된다. K-TOP에 탑재된 기업정보를 바탕으로 은행·기보 사전심사 진행해 평가정보와 의사결정이 실시간 교환돼 보증부 대출업무가 크게 효율화돼 신속한 보증·대출심사가 가능해진다.

또 은행들이 이런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돼 과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실리콘밸리를 부흥시켰던 것처럼 기술력이란 무형자산만으로 대출이 가능해진다. 이에 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이 직접 K-TOP에서 필요한 기업 기술평가 정보를 검색·조회해 신규대출 실행 등 결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체계적으로 축적된 공공기관 기술평가 정보를 오픈 플랫폼 형태로 개방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도 전례가 없었던 첫 번째 사례”라면서 “기술과 같은 무형자산 가치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평가받는 길이 열린다면 우리 금융시장에 상상 이상의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 오픈플랫폼 'K-TOP' 인포그래픽(사진=중소벤처기업부)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 오픈플랫폼 'K-TOP' 인포그래픽(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