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탕! 탕! 후루! 후루! 탕! 탕! 후루루루루!”
강한 중독성으로 2024년 챌린지 열풍을 불러온 ‘마라탕후루’의 주인공 서이브가 컴백했다.
특히 서이브는 이번 컴백에서 1988년 개봉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제가 ‘어른들은 몰라요’를 리메이크해 키즈 크리에이터에서 정식 가수로 발돋움했다.
점점 더 다양한 영역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는 서이브와 만나 그의 꿈과 목표를 들어보았다.
서이브의 이번 곡 ‘어른들은 몰라요’가 전작과 다른 점이라면 역시 음악성이다. 과거 서이브가 발표했던 ‘모찌모찌’와 ‘마라탕후루’, ‘쿵쿵따’ 등은 모두 챈트(Chant, 노래의 세 가지 요소인 멜로디, 리듬, 화음 중 리듬만 갖춘 부르기 방식)로만 구성됐던 반면, ‘어른들은 몰라요’는 서이브가 직접 보컬을 맡았다.
게다가 서이브는 ‘어른들은 몰라요’로, 주 활동 무대였던 숏폼을 넘어 음악 방송까지 출연하며 본격적인 댄스 가수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이에 서이브는 “가수 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려고 한다. 항상 챌린지 곡만 하면 지겨울 수도 있고, 내가 올해 중학생이 됐다. 사춘기도 되고 살짝 다르게 내고 싶었다. 노래도 잘 부르는 서이브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지금 사춘기냐고 물었더니 서이브는 “사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부모님이 자꾸 나보고 사춘기가 왔다고 그런다. 나는 말 잘 듣는 효녀다”라며 억울해 웃음을 선사했다.
또 재미있는 점은 2012년생 만 12세인 서이브는 이런 연예계 활동보다 중학생이 된다는 것이 더 와 닿는 듯했다.
실제로 서이브는 음악방송 출연소감으로는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좀 떨리긴 했다”라고 간단하게 말한 반면, 중학교 입학 소감은 “내가 중학교에 들어간다는 게 안 믿긴다. 사실 예중에 가고 싶었는데, 예중에는 무용과밖에 없어서 지원을 못 했다. 고등학교는 꼭 예고 실용음악과에 가고 싶다”라며 절절하게 늘어놔 이를 방증했다.
서이브의 주변 환경도 이런 마인드를 갖는 데에 일조했다. 서이브는 “동네 친구 중에 같은 학교로 진학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친구들이 오히려 반응이 없다. ‘그래. 너 연예인 해라’ 그런식이다. 그래도 친구들한테 많이 사주기도 했다. 내가 탕후루 광고하면서 쿠폰을 많이 받았는데 친구에게 다 뿌렸다”라고 딱 그 나이대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며 할 법한 면모를 드러내 미소를 자아냈다.

다만 이는 서이브를 자주 보는 친구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고, 비슷한 연령대에서 서이브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이브는 “동네에서 알아봐 주는 분도 있고, 작년에 서울랜드로 체험학습을 갔을 때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을 1천 장 정도 받은 것 같다. 나중에는 내 친구들에게도 전화가 왔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주변에서 ‘서울랜드에 서이브가 왔다. 보러 가자’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더라. 아마도 다른 행사 때문에 온 걸로 오해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친구들이 보디가드를 해줬다”라고 유쾌한 에피소드를 알리기도 했다.
사실 말이 좋아 1천 장이지, 그 정도로 사진과 사인 요청을 받으면 성인이라도 꽤 당황하거나 힘들어할 상황이다.
하지만 서이브는 달랐다. “내가 관종이라 관심받는 걸 좋아한다”라고 말한 그는 “내가 친구와 있을 때와 어른과 있을 때 성격이 좀 다른데, E는 안 바뀐다. 난 태어났을 때부터 관종이라고 느꼈다. 어려서부터 달랐다. 댄스 학원에서도 혼자 머리 흔들면서 흑화 버전을 만들어서 관심을 받고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주변에 인기가 많았다”라고 남다른 관종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런 관종력 덕분인지 서이브는 가수 외에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서이브는 “내가 좋아하는 게 많다. 운동도 좋아하고 춤추는 것, 화장하는 것도 좋아한다. 아직은 이것저것 하면서 꿈을 찾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이브의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중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운동’이었다. 아는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서이브의 피지컬은 남다른 데가 있기 때문이다.
서이브는 “지금 키가 168cm고 발 사이즈가 265mm다. 그래서 회사 대표님이 맨날 ‘대발이’라거나 ‘에스파는 슈퍼노바, 서이브는 슈퍼초딩’이라고 놀린다”라고 놀라운 신체 스펙을 공개했다. 키와 발뿐만 아니라 손 크기 역시 성인 남성인 기자와 비슷할 정도였다.
이에 운동 쪽으로도 스카우트 제안을 받지 않았냐고 묻자, 서이브는 “사실 내가 피구에 관심이 많아서 피구부를 했다. 초등학교 때는 경기도 대표로 대회도 나갔다. 그런데 지금 가는 중학교에는 피구부가 없어서 계속하긴 어려울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배구나 농구도 해보고 싶다. 운동하는 것을 되게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과연 서이브가 ‘체육계가 놓친 인재’가 될지 ‘엔터계가 놓친 인재’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하다.

물론 지금의 서이브는 크리에이터로서, 또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을 사랑하고 즐기고 있다.
“무대 서는 걸 좋아한다. 나는 재미있게 잘하고 있다”라고 말한 서이브는 “이번 ‘어른들은 몰라요’에 많이 관심 가져 주고 좋아해 주면 좋겠다. 또 앞으로 준비한 것도 많으니 그것도 기대해 주면 좋겠다. 찾아주면 언제든지 나올 준비하고 있겠다”라고 더 자주 무대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다만 이후 서이브가 보여 줄 무대는 평범한 상식에서 벗어난 신선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크리에이터와 가수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입지와 이미 한차례 유행을 이끌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서이브는 기존 문법과 다른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이브는 “이번 곡은 작곡가가 보내줬지만, 앞서 발표한 곡은 내가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사실 부모님이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라고 코치를 자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요즘엔 그렇게 안 해’라고 티격태격하는 편이다”라고 서이브 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요즘 애들은 웃긴 걸 좋아하고 그런 걸 따라 한다. 그런데 어른들은 예쁜 걸 좋아한다. 요즘 애들은 킹받고 웃긴 걸 좋아하고 또 쇼츠나 틱톡으로 짧게 보는 편이다. 나도 킹받는 드립이나 콘셉트를 좋아한다. 또 내가 K팝보다 발라드를 좋아하는데, 나중에 ‘슬픈데 킹받는’ 발라드를 시도하고 싶다”라고 어떤 곡일지 감조차 오지 않는 독특한 발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서이브의 성격과 특징 때문인지, 의외로 걸그룹으로 데뷔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서이브는 “‘걸그룹을 하고 싶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처럼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이 좋다. 또 솔직히 내가 공부를 잘 못하는데, 부모님도 ‘뭐든 하나만 잘하면 된다’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격려해 준다. 그래서 지금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성인이 돼서도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다”라고 힘을 줘 말했다.
이어 그는 곧 조심스럽게 “그리고 내가 식단조절을 할 자신이 없다. 내가 원래 일주일에 5일은 마라탕을 먹는데, 최근에 음악방송 때문에 관리해야 한다고 회사에서 못 먹게 해서 힘들다”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진성 마라탕러버’인 서이브가 추천하는 마라탕 조합법을 추천받아 보았다.
그러자 서이브는 기다렸다는 듯이 “맵기는 아침엔 0.5단계, 오후엔 1.5단계를 추천한다. 재료는 청경채, 숙주, 팽이버섯, 유부, 고구마를 위주로 야채를 많이 넣고, 소고기는 무조건 추가해야 한다. 여기에 사이드로 꿔바로우도 추가하고 빙홍차까지 곁들이면 완벽하다”라고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를 듣고 있던 기자는 ‘이것이 설마 한 끼 분량이냐?’라고 물었고, 서이브는 어색한 웃음을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역시 ‘마라탕후루’의 주인공다웠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