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소자로 기존 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3D 이미지 센서가 개발됐다. 보다 빠르고 선명한 영상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POSTECH)은 이지원 반도체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반도체대학원 교수팀이 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인 아이맥(IMEC), 김성진 서강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차세대 이미징 기술을 선도할 3D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자율주행차, 로봇 등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주변 환경과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3D 이미지 센서'다. 그러나 기존 실리콘 기반 센서는 여러 개의 센서를 겹쳐 사용하기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며, 반응 속도와 해상도도 한계를 보여왔다.
연구팀은 빛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전기를 빠르게 전달하는 특성이 있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해 선명한 이미지를 빠르게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를 빛을 흡수하는 얇은 필름 형태 광소자로 활용해 '박막 포토다이오드(TFPD)' 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실리콘 센서와 결합해 2D와 3D 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혁신적인 센서를 구현했다.
특히, 연구팀은 '간접 비행시간 측정(i-ToF)' 기술을 도입,기존 센서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물체의 깊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이 센서는 센서가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효율을 나타내는 '외부 양자 효율(EQE)'이 매우 높아 더 밝고 선명한 이미지와 영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실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차는 보행자와 장애물을 더욱 정확하게 감지해 교통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로봇은 정밀한 동작이 가능해져 가사와 의료,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또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기기의 화질이 개선돼 사람들에게 몰입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리콘 기반 CMOS 이미지 센서 기술과 페로브스카이트 광다이오드의 우수한 광전자 특성을 결합한 첫 사례다. 차세대 이미징 기술의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2023년도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지원사업 '민관공동투자반도체고급인력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나노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ACS Nano)'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