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양판업계가 에어컨 판매전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무더위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일찌감치 에어컨 구매에 나서면서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유통 채널간 경쟁이 치열하다
16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기록한 에어컨 제품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의 에어컨 판매 수량은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LG전자도 지난 1분기에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에어컨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에어컨 수요 증가는 최근 수년간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이어지는 불볕더위를 수년간 겪은 학습 효과가 소비층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여름이 4월에 시작해 무려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국내 기후 전문가 예측까지 나오면서 에어컨 구매욕을 한층 자극하고 있다.

통상 대당 가격이 100만원 안팎인 에어컨은 가전양판업체는 물론 가전 제조사의 한 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이에 따라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업계는 다양한 신형 제품군과 할인 혜택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드라이브를 거는 추세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에어컨 행사상품을 특가에 제공한다. 삼성전자 2025년형 '무풍 갤러리', LG전자 2025년형 '타워5 시리즈', '뷰I 프로4시리즈' 등 주요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몰이에 힘을 쏟는다. 기존 에어컨 구매자를 겨냥한 청소 서비스도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틈새시장까지 공략한다.
전자랜드도 4월 에어컨 구매 고객 공량에 팔을 걷었다. 전국 전자랜드 직영점에서 100만원 이상 에어컨을 행사카드로 구매하면 최대 24개월 무이자 혜택과 최대 50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공식 온라인몰 전자랜드쇼핑몰에서는 에어컨 특가 모델을 최대 32%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
에어컨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업계 마케팅 경쟁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최근 올해 4~6월 기온이 평년 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직전인 2분기는 에어컨 판매 최성수기로 꼽힌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여름은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에어컨을 찾는 고객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최신 에어컨, 에너지 고효율 에어컨 등 고객 거주 환경이나 사용 패턴에 최적화된 에어컨으로 무더위에 대비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