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공동제작 '내남결', 아마존프라임비디오 1위…협력모델 가능성 입증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이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자유로픽쳐스와 공동 제작한 일본 오리지널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이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자유로픽쳐스와 공동 제작한 일본 오리지널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이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자유로픽쳐스와 공동 제작한 일본 오리지널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공개 직후 일본 지역에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K스토리 기반 지식재산(IP)이 단순한 수출을 넘어, 일본 제작 시스템과 결합한 공동제작 모델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일본 아마존프라임비디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3위에 올라 한 콘텐츠 IP가 일본 현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상위권을 동시에 점령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됐다.

이번 작품은 한국 드라마의 단순 리메이크가 아니라, 원작 네이버 웹소설의 스토리를 일본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다.

연출은 더 글로리, 비밀의 숲의 안길호 감독, 각본은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의 오오시마 사토미가 맡아 한국과 일본의 대표 제작진이 협업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tvN 한국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책임프로듀서였던 손자영 PD가 일본판에도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CJ ENM 글로벌콘텐츠제작팀의 이상화 PD도 함께 제작을 이끌었다.

일본 최대 콘텐츠 리뷰 플랫폼 '필마크스'에서도 5점 만점에 4.1점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작품성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이는 OTT라는 점을 고려하면, K스토리 기반 콘텐츠의 현지화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한 셈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기존에 한국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일본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며 “원작 웹소설의 스토리가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일본판을 제작했는데 론칭 초반 일본 내 분위기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본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는 한국 제작사의 시스템 고도화 역량과 K스토리 IP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공동제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가 한국의 약 3분의 1 수준인 만큼, 한국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제작에 직접 참여하며 진출 기회를 넓히고, 일본은 검증된 제작 시스템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을 시작으로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하츠코이 도그즈, 8월 넷플릭스에서 소울 메이트까지 연이어 일본 내 제작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