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사이가 틀어진 일론 머스크의 우주업체 '스페이스 X'와 연방 정부 간 계약 종료를 검토했으나 불발됐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한때 '퍼스트 버디'였던 머스크와 충돌을 빚자 계약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를 통해 연방 정부 예산을 낭비하는 측면이 없는지를 식별하고, 최종적으로 계약을 종료하기 위함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쉬 그루엔바움 연방조달청(GSA) 청장은 국방부, 미 항공우주국(NASA) 등 6개 연방 기관에 '스페이스X와 모든 계약 내역을 담은 스프레드 시트를 작성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여기에는 경쟁사가 같은 작업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 문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 내용을 검토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계약 종료는커녕 정부 기관이 스페이스X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었는지 현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계약 종료 카드를 꺼내지 못했으며, 스페이스X는 여전히 정부와 로켓 발사 및 저궤도 위성 서비스 관련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소식통은 WSJ에 “스페이스X가 국방부와 NASA 임무에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계약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사이 갈등은 지난달 초 시작됐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내려놓은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인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반감을 드러내면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하며 연방 정부와 머스크의 기업들 사이 체결한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위협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