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가 정부가 국가 재정 확보를 위해 공휴일을 이틀 폐지하자고 제안했으나, 국민 10명 중 8명이 반대하면서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여론조사 업체 오독사가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의 의뢰로 조사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84%의 프랑스인은 정부의 공휴일 이틀 폐지에 반대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지난 7월 내년도 예산안 기조를 발표하며 생산성 확대 방안 중 하나로 부활절 월요일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8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고 제안했다. 프랑스 연중 공휴일은 총 11일로, 바이루 총리 제안대로라면 9일로 줄어들게 된다.
바이루 총리는 공휴일 이틀을 폐지함으로써 총 42억 유로(약 6조 7000억원)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휴일이 폐지되면 노동자들은 무급으로 이틀간 더 일하는 셈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활동 증가에 대한 대가로 정부에 일정 세금을 내야 한다. 이를 통해 재정을 확보한다는 뜻이다.
이에 프랑스 국민은 반발했다. 응답자 중 84%가 공휴일 이틀 폐지에 반대했으며, 이들 중 80%가 프랑스의 공휴일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더 많이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자도 59%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80%는 공휴일 폐지를 실질적으로 '변형된 증세'라고 느꼈으며, 66%는 '더 많은 노동과 프랑스 부채 및 전자 개선 사이의 연관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여론 조사를 진행한 오독사의 가엘 슬리만 대표는 “프랑스인들은 개인 생활과 직업 생활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따라서 공휴일 이틀 폐지 조치는 폭력과 피해로 느껴진다”며 “프랑스인들은 더 일하거나 추가 세금을 내는 걸 원치 않는다. 공휴일 이틀을 폐지하는 건 사회적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는 불공정의 상징”이라고 우려했다.
설문은 지난 20~21일 프랑스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이뤄졌다.

바이루 총리가 지난 7월 15일 이를 제안했을 당시부터 국민 반발이 예상됐다. 실제로 여론이 악화되자 바이루 총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 뉴스 매체 란테르나우트에 따르면 바이루 총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공휴일 폐지 제안을 포함해 모든 조치들에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는 수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달 8일 야당연합은 바이루 총리 사임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루 총리가 사임하게 되면 공휴일 폐지를 포함한 모든 2026 예산안은 검토조차 되지 않고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