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3700이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상장사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4배 이상 치솟는 등 성과를 내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연내 상장을 앞둔 바이오 기업들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임드바이오, 쿼드메디슨, 큐리오시스, 알지노믹스 등 네 곳이 잇따라 상장 심사를 승인받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올해 바이오 시장은 기술성과 성장성을 앞세운 신규 상장사가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하반기 IPO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에임드바이오다. 이 회사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해 설립된 기업으로, 항체에 독성 약물을 결합시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기술력과 사업성을 모두 입증했다. 지난 15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ADC 신약 후보물질 기술을 이전했는데, 총 계약 규모는 최대 9억91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다. 앞서 지난 1월 미국 바이오헤이븐에 기술이전을, 5월 SK플라즈마에 기술이전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청약은 11월 13~14일 진행된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5774억~7057억원이다. 이는 하반기 상장 추진 중인 바이오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쿼드메디슨(공모금액 약 204억~255억원), 알지노믹스(350억~464억원), 큐리오시스(216억~264억원) 등에 비해 규모가 가장 크다.
이달 27~3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1월 청약을 진행하는 큐리오시스는 생명과학 연구용 자동화 장비를 개발·공급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생명과학 R&D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실험 데이터 분석 기능과 자동화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한 신제품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11월 중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쿼드메디슨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플랫폼을 앞세워 차세대 약물전달 시장을 공략한다. 쿼드메디슨 강점은 '통증 없는 약물전달'이다. 독자적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작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약물 안정성과 체내 흡수 효율을 극대화한 플랫폼을 확보했다. 11월 14~20일 수요예측, 일반 청약은 11월 25~26일 진행될 예정이다. 상장은 12월 초로 계획돼 있다.
알지노믹스는 RNA 치환효소 기반의 RNA 편집·교정 플랫폼을 앞세운 유전자치료제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RNA 교정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11월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연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기업 리브스메드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다산제약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웨어러블 패치형 환자 감시장치를 판매하는 메쥬는 지난 1일 상장심사청구를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상장한 일부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면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기업들이 잇따라 증시에 데뷔하면서 4분기 바이오 IPO 시장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