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의 대표적 관광 명소이자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미완성 걸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한글 낙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성당 내부 기둥에 한글로 '쀍'이라고 적힌 낙서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에는 '쀍' 외에도 'KIN'이라는 글귀가 함께 적혀 있어 한국인 관광객의 낙서로 추정되고 있다.
2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누리꾼 제보에 따르면 해당 낙서는 성당 기둥에 크게 쓰여 있었으며 다른 외국어 낙서도 있었지만 한글 낙서의 크기가 커 방문객의 눈에 쉽게 띄었다”고 전했다.
'쀍'은 온라인상에서 불쾌감이나 짜증을 표현할 때 쓰이는 속어로 알려져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부끄럽다” “할 말을 잃었다” “세계 문화유산에 낙서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스페인 형법에 따르면 문화재나 유적을 훼손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스페인 대법원은 마드리드 전시 조각품에 낙서를 한 관광객에게 징역 5개월형을 선고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세계적인 관광지에 낙서를 남기는 행위는 문화재 훼손이자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K콘텐츠 확산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해외에서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글로벌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교토의 아라시야마 대나무숲길과 미국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니언 등에서도 한글 낙서가 발견돼 비판 여론이 일었던 바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