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비에 좋은 과일로만 알려졌던 푸룬이 최근엔 '온 가족 건강 과일'로 재조명되고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물론, 뼈 건강·혈당 조절·심혈관 개선까지 폭넓은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푸룬 100g에는 식이섬유 7g, 비타민 K(하루 권장량 79%), 칼륨(21%), 구리(28%)등이 들어 있다. 푸룬엔 구리·칼륨 같은 미네랄도 다량 들어있는데, 구리는 적혈구·백혈구 생성을 돕고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한국 성인은 구리를 매일 0.65㎎씩 챙겨 먹어야 하는데, 푸룬 100g에 0.28㎎(하루 권장섭취량 28%)가 포함돼있다. 심장 기능에 필수적인 칼륨은 뇌졸중·고혈압을 예방하고 뼈 건강에 좋다. 성인의 칼륨 일일 섭취 권장량은 3500㎎인데, 푸룬 100g에 칼륨 732㎎(권장섭취량의 21%)이 들어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 연구진은 중년 남성 66명을 대상으로 1년간 실험을 진행했다.
매일 푸룬 100g을 섭취한 그룹은 연구 시작 직후부터 3개월· 6개월·12개월에 혈액 샘플을 수집해 골밀도와 뼈 강도를 측정한 결과

매일 푸룬 100g을 섭취한 그룹에서 타르트레이트 저항성 산성 인산분해효소-5b(TRAP5b)와 C-말단 콜라겐 교차결합(CTX) 수치가 3개월, 6개월, 12개월에 걸쳐 유의적으로 감소했으나 대조군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총체적 골밀도, 척추(L1-L4), 고관절, 척골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푸룬 섭취군의 경골 근위부(종아리뼈 위쪽)를 살펴보니 안쪽 둘레가 유의적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푸룬을 하루 100g씩 1년간 섭취하면 남성의 뼈 건강을 긍정적으로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폐경 전후 여성의 골밀도 감소 억제 효과를 검증하는 장기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 푸룬 협회와 미국 농무부 산하 국가식품농업연구소(NIFA)가 공동 지원하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샌디에이고 주립대 연구팀이 각각 18개월, 24개월 동안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22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하루 5~6개의 푸룬 섭취만으로 고관절 골밀도가 유지되는 효과가 보고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 자료(2019)에 따르면 일반적인 건조 과일은 혈당 지수가 높지만 푸룬의 혈당지수는 29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식후 혈당 상승 부담이 적음을 뜻하며, 비교적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이다.
심혈관 건강에도 이점이 있다. Journal of Medicinal Food(2021) 게재 연구에서는 폐경 여성에게 매일 푸룬 50~100g을 6개월간 섭취하게 한 결과, 총 콜레스테롤·염증성 지표·산화 스트레스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CRP 수치가 낮아져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푸룬은 단순히 배변을 돕는 수준을 넘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식품으로 평가된다.
Food & Function(2022)에 실린 연구에서는 완경 여성 143명이 1년간 푸룬 100g을 섭취한 결과, 유익균이 증가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완화되는 변화가 확인됐다. 또한 Antioxidants(2021) 연구에 따르면 푸룬 추출물은 혈관 내 염증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푸룬은 다양한 건강 이점 외에도 쫀득하고 단 맛이 강해 간식으로 섭취하기에도 제격이다. 요거트나 시리얼, 샐러드 등에 곁들이는 등 특별한 조리 과정 없이도 영양소가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