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2·3단계 공사를 올 연말 시작한다. AI 연산을 위한 발열 관리를 위해 액침 냉각과 공기 냉각을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축한다. 하이퍼클로바X 등 네이버의 AI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장하고, 서비스형 GPU(GPUaaS) 로 서비스 확장도 시도한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은 27일 세종특별자치시 '각 세종' 데이터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말부터 (각 세종의) 2차와 3차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공해 2027년과 2029년 각각 센터가 추가 오픈할 예정”이라면서 “4차부터 6차 (공사)까지는 똑같은 서버들이 추가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토지나 원형지는 다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23년 각 세종을 개소하면서 6단계에 걸쳐 완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 서버 60만 유닛(수전 용량 270㎿) 에 이르는 규모다. 이 중 3단계까지 공사는 2029년까지 완료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최근 증가하는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는 AI 연산을 위한 고집적 데이터센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냉수를 활용한 냉각 기술을 확대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하는 서버는 AI 연산으로 인해 전력 밀도가 높아지고 발열 관리가 중요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에 주변 바람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이에 더해 냉수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다.
우선 각 세종에는 내년 4월까지 냉각 액체를 직접 순환시키는 방식의 '액체 냉각(Direct Liquid Cooling)' 을 POC로 구현한다. 2027년 완공될 2단계 공사에서 들어가는 서버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각 춘천에는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에 담아 직접 냉각하는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을 지난 5월부터 POC 방식으로 검증하고 있다.
노 센터장은 “앞으로는 공기 냉각 방식과 액체 냉각 방식이 병행해 운영될 예정”이라면서 “(향후) 액체 냉각이 훨씬 더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지만, 서비스 트렌드에 따라 어떤 냉각 기술을 적용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세종에는 이미 네이버가 구현한 친환경 냉각 기술이 적용됐다. 이날 방문한 각 세종 건물 2층 서버실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된 서버가 운용되며 '웅웅웅' 소리를 냈고, 열을 내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버실 온도는 25도에 불과했다. 서버실의 적정 온도는 22~26도 사이여야 하는데,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네이버의 AI 인프라 확장은 자체 AI 플랫폼 확대와 맞물려 있다. 네이버는 내년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 탭'을 출시하고, 쇼핑·플레이스 등 다양한 버티컬 에이전트를 준비 중이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학습을 위해서는 AI 인프라가 중요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부에 축적한 기술과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GPUaaS(서비스형 GPU)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미 현대차, 삼성전자, 포티투닷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운영총괄본부장(CIO)은 “네이버클라우드는 축적한 AI 인프라 운영 역량을 GPUaaS 모델로 발전시켜 국내 기업들이 손쉽게 AI를 활용하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AI 인프라가 특정 기업 자산을 넘어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