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실적' '코스피 훈풍'에도 금융주 주춤, 왜?

(왼쪽부터) 하나금융, 우리금융, KB금융, 신한금융. 사진제공=각사
(왼쪽부터) 하나금융, 우리금융, KB금융, 신한금융. 사진제공=각사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3분기 역대 최고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주는 소외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신한지주를 제외하면 이달 초보다 하락 거래 중이다. 대장주인 KB금융은 시가총액 10위권에서 밀려나 11위로 내려앉았다. 하나금융, 우리금융 역시 월초 대비 주가가 제자리걸음이거나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통상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 흐름이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4분기 실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점을 주가 부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본격화되면서 은행 핵심 수익원인 대출 성장이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은행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마이너스(-) 14로 집계돼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플러스면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부문별로는 △대기업(6) △중소기업(3) △가계주택(-28) △가계일반(-19) 등으로 가계부문을 중심으로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여기에 최근 순이자마진(NIM)이 지속 하락한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NIM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NIM은 올해 3분기 기준 3년(2022년 3분기)간 0.08~0.1%P 떨어졌다. 우리금융 3분기 NIM 역시 2년전에 비해 0.1%P 떨어졌다.

여기에 증권 부문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 편차가 크고, 카드나 보험 부문도 경기 둔화 우려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외부 요인도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확대로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아직 한계도 분명하다는 평가다.

금융지주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해온 밸류업 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진단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 모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높여왔지만, 근본적 사업 체질 개선 없이는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4분기 실적과 함께 각 금융지주가 내놓을 사업 전환 전략이 주가 반등 열쇠가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좋았지만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가계대출 규제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비이자수익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