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일상 생활에서 타는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전기차 배터리가 고온·충격에도 안전한지, 집 안 전기·전자제품이 화재 위험 없이 쓸 수 있는지 등 확인하는 과정 뒤에는 시험·인증 기관의 검증이 있다. 건설 자재, 생활용품, 전기·전자제품, 모빌리티 부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 거치는 각종 성능·안전 시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일상과 산업 경쟁력을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다.
경기 수원특례시는 이런 시험·인증 기능을 담당하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원장 천영길)의 첨단산업 시험·인증 인프라를 수원으로 끌어오는 투자협약을 맺고, 미래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수원시는 KCL과 민선8기 23호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모빌리티·배터리·전력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의 신뢰성 평가 거점을 수원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수원시와 KCL은 지난 18일 시청 상황실에서 KCL의 첨단산업 인증·평가 사업을 단계적으로 수원으로 이전하는 데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KCL은 모빌리티, 친환경차 배터리 시스템 등 국가전략산업 분야 시험평가 인프라를 수원에 확충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 기업을 포함한 관련 업체에 신뢰성 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품이 양산되기 전 △충격·진동 △고온·저온 △장시간 구동 등 다양한 조건에서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시험을 수원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시험·인증 비용과 시간 부담을 줄이고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KCL은 대전에 구축한 전력반도체·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시험 장비와 전문 인력 일부를 수원으로 이전해 관련 평가 인프라를 집중한다. 현재 KCL은 전력반도체 평가를 수행 중이며, 현대모비스, 셰플러 등 주요 기업과 차세대 반도체 신뢰성 평가를 함께 진행하는 등 산업 현장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수원으로 인프라가 옮겨오면 수도권 제조·연구 거점과의 연계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수원시는 KCL의 사업 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각종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필요할 경우 행정·재정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환상형 첨단과학혁신클러스터 조성을 준비 중인 만큼, KCL을 수원 첨단산업 생태계의 핵심 시험·인증 거점으로 키워 반도체·배터리·미래차 산업 육성과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2010년 설립된 KCL은 국내 최대 시험·연구 인프라를 보유한 대표 시험·인증 기관이다. 모빌리티, 전기·전자, 보건·환경, 화학, 바이오, 건설·에너지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시험·인증과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며, 제품·부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 필요한 각종 규격 시험을 수행해 기업의 시장 진출과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정태준 KCL 부원장은 “이 협약이 수원이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KCL의 기술력과 수원시의 정책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배터리·반도체 산업의 신뢰성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시 제1부시장은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고 환상형 첨단과학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수원은 첨단산업 인증·평가 사업을 펼치기에 최적의 입지”라며 “수원의 유망 기업과 연구 인프라에 KCL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