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불평등·번영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 이야기 '전기와 국가의 부(富)' 출간

'전기와 국가의 부(富)' 표지.
'전기와 국가의 부(富)' 표지.

총·균·쇠에 이어 인류 문명의 전환점이 될 제 4의 트리거는 바로 '전기'다.

“전기는 곧 국력이며 권력이다. 그리고 현재 3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은 그 힘에서 소외되어 있다.”

현대 문명을 움직이는 진짜 동력은 무엇인가. 스마트폰, 의료 장비, 인터넷, 인공지능(AI), 반도체, 비트코인, 수돗물까지….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현대 사회의 편리함은 모두 전기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기본적인 전기조차 공급받지 못한 채 어둠 속에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도서출판 성안당이 출간한 '전기와 국가의 부(富)' 책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왜 어떤 나라들은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를 아낌없이 사용하는데, 왜 어떤 나라들은 하루 24시간 중 고작 몇 시간도 안 되게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까?

30년 넘게 에너지 문제를 취재해온 저자 로버트 브라이스는 인도, 레바논, 푸에르토리코, 아이슬란드 등 다양한 국가를 직접 탐사하며, '전기'라는 렌즈로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는 전기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권이며 생존이고,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를 돌파할 마지막 해답이라고 강변하며,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우리의 에너지 수요를 재생 에너지로만 충족할 수 있다는 관념에 반박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원자력 발전에 기반한 핵 에너지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고, 원자력을 포함한 고밀도 에너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 낙관은 결국 더 많은 사람을 어둠 속에 가두게 될 뿐이다.

'전기와 국가의 부(富)'(원제: A QUESTION OF POWER: ELECTRICITY AND THE WEALTH OF NATIONS)는 에너지 정의, 빈곤 퇴치, 기후 대응이라는 키워드를 하나로 꿰는 보기 드문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에너지 시스템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세계의 불균형을 이해하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지금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는 데 동참하는 일이다.

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