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구글 '제미나이3'로 맹추격에 '코드 레드' 발령

올해 2월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전자신문DB
올해 2월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전자신문DB

오픈AI가 구글이 인공지능(AI) 추론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제미나이3'로 '챗GPT'와 GPT 모델을 맹추격하자 '코드 레드(적색 경보)'를 선포했다.

신규 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를 일시 중단하며 다음주 새로운 추론 모델 출시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사 공지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사 새 AI 추론 모델이 구글 '제미나이3' 등 타사 최신 모델보다 앞섰으며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공유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임직원 대상 챗GPT 품질 개선을 위한 코드 레드 조치를 선포하고 다른 제품 출시를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올트먼 CEO는 오픈AI가 챗봇의 일상적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개인화 기능 개선, 속도와 안정성 향상,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 지원 등이 포함된다.

이번 전사 공지는 오픈AI가 AI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경쟁사들로부터 받는 압박을 보여주는 가장 결정적 지표로 풀이된다. 올트먼 CEO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달 제미나이3 모델을 출시하며 업계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 GPT 모델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미나이 사용자는 지난 8월 이미지 생성 특화 AI 모델 '나노 바나나' 출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글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지난 7월 4억5000만명에서 10월 6억500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 고객 시장에서 오픈AI는 또 기업 고객 시장에서는 오픈AI 대항마를 자처하는 앤트로픽 압박에 직면해 있다. 앤트로픽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와 손잡으며 기업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트만 CEO는 오픈AI가 당분간 광고, 건강, 쇼핑을 위한 AI 에이전트, '펄스'로 불리는 개인 비서와 같은 다른 서비스에 대한 개발과 사업화를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챗GPT 서비스와 AI 모델 개선 및 고도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닉 털리 오픈AI 챗GPT책임자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오픈AI는 현재 챗GPT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느낌을 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코드 레드 실효성은 오픈AI의 자금 조달 능력에 달린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스타트업인 오픈AI가 검색·유튜브 등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추가 투자 여력이 있는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 대비 재정적으로 불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오픈AI는 이번 코드 레드 발령 이전 챗GPT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코드 오렌지'를 선언했다. 오픈AI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긴급성 정도를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등 3개의 색상 코드로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