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에서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주도해온 핵심 디자인 인력이 메타로 자리를 옮겼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메타가 애플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이끌었던 앨런 다이 전 부사장을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다이는 지난 2006년 입사 이후 약 20년 동안 애플 제품의 UI·UX와 시각적 요소를 총괄하며 회사의 디자인 철학을 구축해온 핵심 인물이다.
최근에는 아이폰·아이패드·맥 컴퓨터 운용체계(OS)에 반투명 효과를 적용한 '리퀴드 글래스' 스타일을 도입해 큰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애플의 공간 컴퓨팅 기기 '비전 프로' UI 작업 역시 그의 손을 거쳤다.

메타는 다이가 주도할 신규 디자인 조직을 신설해 스마트 글라스, VR 헤드셋 등 차세대 디바이스에 AI 기반 디자인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이달 31일부터 정식으로 합류하며, 메타 CTO인 앤드루 보즈워스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이번 인사로 메타는 SNS 중심 기업에서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춘 기술 기업으로 변신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메타는 레이밴 등과 협력해 AI 웨어러블 안경을 개발 중이며 '퀘스트' 시리즈 등 VR 제품 라인업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조니 아이브 퇴사 이후 최고 디자인 인력 유출이 반복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다이의 후임으로 스티븐 레메이를 선임할 예정이며, 팀 쿡 CEO는 “레메이는 오랜 기간 애플 인터페이스 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은 최근 고위 경영진 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팀 쿡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제프 윌리엄스 전 COO가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AI 부문을 총괄하던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도 최근 회사를 떠났다.
일부에서는 팀 쿡 CEO 역시 조만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