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엑스'에 2050억 벌금 폭탄... 발끈한 머스크 “EU, 폐지돼야”

美 국무장관 “이건 미국 기업과 국민에 대한 공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엑스(X) 로고. 사진=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엑스(X) 로고. 사진=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1억2000만유로(약 20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EU는 폐지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유로 뉴스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엑스가 디지털서비스(DSA)의 투명성 규정을 위반했다며 우리돈 2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엑스는 과거에는 유명인 등에 무료로 파란색 인증 마크를 부여했는데 최근에는 유료 계정에도 인증 마크를 부여해주고 있다. EU는 이 같은 엑스의 정책이 사용자의 신원에 대한 혼란을 일으키고, 실제 사용자인지 봇 계정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과징금 부과 이유를 밝혔다.

유료로 파란색 인증 마크를 받은 일론 머스크 패러디 계정. 사진=엑스 캡처
유료로 파란색 인증 마크를 받은 일론 머스크 패러디 계정. 사진=엑스 캡처

또한 EU는 엑스가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광고와 관련해 데이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광고 투명성에 문제가 있고, 금전적 사기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간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선거 운동 기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매출에 비례해 과징금을 산정했다며 파란색 인증 마크 위반에 4500만유로, 연구원 데이터 접근 권한 침해에 4000만유로, 광고 등록부 접근 권한 부족에 3500만유로를 각각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EU가 엑스뿐 아니라 나 개인에게도 미친 벌금을 부과했다. 따라서 EU뿐만 아니라 이번 조치를 주도한 개개인들에게도 대응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EU를 폐지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도 EU의 과징금 부과에 반발하고 나섰다.

과징금을 공식으로 부과하기 전, 관련 소식을 접한 J.D. 밴스 부통령은 “엑스는 검열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고 있다”며 “EU는 미국의 기업을 쓸데없는 말로 공격할 것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지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유럽 위원회의 벌금은 엑스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외국 정부가 모든 미국 기술 플랫폼과 미국 국민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미국인의 온라인 활동을 검열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비판했다.

브렌던 카 미국 연방 통신 위원회(FCC) 위원장은 “EU는 엑스를 단지 '성공적인 미국 기술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표적 삼았다”며 “유럽은 본인들의 숨 막히는 규제로 인해 발전이 제한되는 대륙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