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나 할 일”… '트럼프 얼굴 동전' 추진에 美 민주당 금지 법안 발의

SNS에서 유포된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주화 디자인 초안. 사진=엑스 캡쳐
SNS에서 유포된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주화 디자인 초안. 사진=엑스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상을 넣은 1달러 기념주화 제작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제프 머클리(오리건)와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네바다)는 이날 현직 대통령이나 생존한 전직 대통령의 얼굴이 화폐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론 와이든(오리건),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 의원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이번 법안은 미 재무부가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안으로 한 기념주화 발행을 논의 중인 시점에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조폐국이 준비한 디자인 초안에 따르면 동전 앞면에는 'Liberty(자유)' 문구 위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면 얼굴이 크게 포개져 있고, 뒷면에는 지난해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직후 주먹을 들어 올리며 외쳤던 장면이 새겨질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역사상 살아있는 대통령을 화폐에 새긴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 계획을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머클리 의원은 “자기 자신을 상징물로 만들려는 행동은 북한의 김정은(국무위원장) 같은 독재자나 할 법한 일” 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한 “국민 세금을 사적 홍보에 쓰려 한다”며 “권위주의적 행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테즈 매스토 의원도 “왕정 국가에서나 할 법한 일”이라며 “미국은 앞으로도 군주가 없는 나라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존 튠(사우스다코타) 원내대표는 해당 법안 처리에 나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