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다시 들썩...연말 앞두고 뉴욕증시 '산타랠리'

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연말을 앞두고 나란히 강세로 마감했다. 시장을 크게 움직일 만한 뚜렷한 재료는 없었지만, 연말 연휴를 앞두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른바 '산타 랠리'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2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7.79포인트(0.47%) 오른 4만8362.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99포인트(0.64%) 상승한 6878.49, 나스닥종합지수는 121.21포인트(0.52%) 오른 2만3428.83에 장을 마감했다.

연말 연휴 기간을 맞아 시장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거래량도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S&P500 지수의 거래량은 지난 19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뚜렷한 호재나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도 연말 증시 강세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며 저가 매수 흐름은 이어졌다. S&P500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산타 랠리는 통상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이듬해 첫 2거래일 동안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말 포트폴리오 조정과 낙관적 심리가 맞물리며 이러한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AI 칩 'H200'을 내년 2월 중순부터 중국에 출하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1.44% 상승했다.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AI·반도체주가 최근 조정을 받았던 만큼 연말을 앞두고 저가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1% 올랐다.

오라클은 웰스파고가 목표주가를 전일 종가 대비 46% 높은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주가가 3.34% 뛰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대형 기술주 가운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만 소폭 약세를 보였고, 나머지는 모두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전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산업·금융·에너지·소재 업종은 1% 이상 상승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4.29% 급등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놓고 넷플릭스와 경쟁 중인 가운데,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주가 인수를 위해 404억달러 규모의 개인 보증을 제공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한국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는 소식에 3.36% 하락했다. 쿠팡 주가는 지난 9월 기록한 전고점 34.08달러에서 23.20달러까지 밀린 상태다.

금리 전망과 관련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47.1%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44.2%보다 높아진 수치다. 변동성 지표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0.83포인트(5.57%) 하락한 14.08을 기록했다.

프라임캐피털파이낸셜의 윌 맥고프 투자 총괄은 “주가를 크게 움직일 만한 요인은 많지 않지만, 시장은 자연스럽게 산타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S&P500 지수가 3년 연속 20%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에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선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