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신규 국비사업을 잇달아 확보하며 총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라인업을 완성했다. 단순한 예산 확보를 넘어 반도체 소재·부품 국산화와 의료반도체 실증까지 아우르는 미래 산업 거점 전환의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원특별자치도는 29일 기존 추진 중인 반도체 관련 10개 사업(2320억원 규모)에 2026년 연구개발(R&D)를 포함한 신규 국비사업 2건(680억원)을 추가 확보하며 총 12개 사업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된 신규 사업은 산업 고도화의 질적 전환을 이끌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먼저 반도체 첨단세라믹 소재·부품·공정 혁신기술개발 사업은 총사업비 4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강원도는 2026년 국비 32억원을 우선 확보, 차세대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세라믹 소재·부품 분야에서 기술 자립과 국산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공급망 구조를 개선하고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함께 추진되는 의료반도체 실증플랫폼 구축 사업은 총사업비 280억원 규모다. 2026년 국비 10억원 확보를 시작으로 고령화 시대에 급증하는 헬스케어 수요를 겨냥한 의료·헬스케어 특화 반도체 설계-실증-검증 플랫폼을 조성한다. 강원이 강점을 지닌 의료·바이오 산업과 반도체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된 지역 산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는 이번 성과를 통해 인재 양성, 소재·부품 기술개발, 실증·검증 인프라까지 연결되는 반도체 전주기 성장 구조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단순 생산기지가 아닌 기술 자립과 응용 산업을 함께 키우는 거점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광래 강원 경제부지사는 “이번 신규 국비 확보는 강원 반도체 육성 전략이 선언을 넘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존 인재양성과 실증 인프라를 기반으로 강원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춘천=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