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다섯 마리 새끼와 함께 있는 모습이 중국에서 최초로 관측됐다.
29일 세계자연기금(WWF) 중국 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중국 북동부 지린성 훈춘시의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에 설치된 카메라에 야생 백두산 호랑이 6마리가 한 화면에 담겼다.
당시 근무자인 두자싱 공원 관리인은 적외선 카메라 자동 알림을 받고 모니터링을 확인한 결과 성체 호랑이 한 마리와 5마리의 새끼가 한 화면에 잡힌 것을 확인했다.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한 결과 성체 호랑이는 암컷으로 개체번호 'GH005F'로 확인됐다. 성체 호랑이는 약 9세이며, 출산 시기는 지난 6월로 추정된다.
야생 백두산 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1~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중국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한 번에 5마리를 출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WWF 호랑이 보호 프로그램 '타이거즈 얼라이브' 책임자 스튜어트 채프먼은 글로벌 타임스에 “야생 호랑이가 새끼 다섯 마리와 함께 있는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며, 중국에서는 확실히 처음”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자연 파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영상은 멸종 위기종과 전 세계 서식지 복원 운동에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중국 국립 호랑이 보호구역(NCTLNP)은 세계 최대 규모의 호랑이 보호구역이자 이 멸종 위기종의 중요한 서식지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 공원에는 약 70마리의 야생 백두산 호랑이(아무르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다. 지난 1998년에는 12~16마리에 불과했으나, 국가적인 야생 호랑이 보호 운동으로 개체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