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열풍 탓?… 아르헨티나, 포도 농사 접고 피스타치오 키운다

걸그룹 아일릿 멤버 원희가 두바이 쫀득 쿠키를 먹고 있다. 사진=아일릿 엑스 캡처
걸그룹 아일릿 멤버 원희가 두바이 쫀득 쿠키를 먹고 있다. 사진=아일릿 엑스 캡처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를 섞은 이른바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아르헨티나 농가의 풍경까지 바꿔 놨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피스타치오 재배 면적은 1만 117ha로, 지난 5년 사이 다섯 배 증가했다. 최근 세계적인 와인 소비 감소로 포도 수요가 줄어들자, 피스타치오 농장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미국, 이란, 튀르키예 등 기존 피스타치오 주요 생산국이 모두 북반구에 있지만, 아르헨티나는 남반구에 있어 비수기 시장을 독점 공략할 수 있다는 점으로 주목받아 농장이 늘어나고 있다.

3대째 포도를 재배해온 아르헨티나 국적의 라미로 마르틴스도 올해 피스타치오 나무를 심었다. 그는 “시장이 건강식과 새로운 트렌드로 이동하고 있다”며 “올해 101만1714㎡ 면적에 피스타치오 농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두바이 초콜릿. 사진=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두바이 초콜릿. 사진=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

피스타치오는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두바이 초콜릿' 때문에 수요가 급증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초콜릿 회사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는 튀르키예식 얇은 면인 카다이프와 치즈, 시럽을 넣어 바삭 촉촉한 중동 디저트 '쿠나파'를 모티브로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어 만든 초콜릿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이 틱톡 등에 바이럴되면서 통칭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두바이 초콜릿을 변형한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가 디저트 시장을 휩쓸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 재료를 녹인 마시멜로로 찹쌀떡처럼 감싸는 바삭쫀득한 간식이다.

원물 피스타치오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르헨티나는 와인 생산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를 피스타치오로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건조한 날씨와 함께 ㎡당 연간 최대 300l의 물을 필요로 해 환경적 문제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