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가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미술품, 가축 등 투자계약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조각투자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음원이나 지식재산권(IP) 등 수익증권 대비 엄격한 발행 공시 등으로 활성화에 제한이 있던 투자계약증권의 유동성 확보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4일 정례회의를 열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 심사 여부를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예비인가를 얻은 사업자들은 인력, 조직, 전산설비 등 물적 시설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한 뒤 최종 심사를 거쳐 6개월 내에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사업계획 브리핑 등 영업 개시를 위한 마케팅 및 준비 절차도 예비인가 이후부터 본격화된다. 이 과정에서 예비인가를 획득을 앞둔 두 컨소시움(KDX·NXT) 조각투자 상품 다각화를 위한 영업 경쟁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기대를 거는건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이다. 조각투자는 하나의 자산을 잘게 나누어 사고 파는 것을 의미하지만, 구조에 따라 발행 조건과 규제가 다르다.
뮤직카우(음원), 카사(부동산) 등 이번 예비인가전에서 컨소시엄에 주주로 직접 참여한 수익증권 기반 조각투자 발행업자와는 달리, 미술품이나 축산품을 다루는 투자계약증권 발행에는 별도의 증권신고서 제출이 요구된다. 투자계약증권 발행이 2023년부터 개시됐지만 그간 활성화되지 못했던 이유다.
투자대상의 가치산정 문제부터 전문인력 부족 등 각종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투자 회수 역시 미술품의 매각이나 가축 경매에 따른 청산 외에는 방법이 없다보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명품, 자동차, 와인 등 고가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던 조각투자 스타트업은 사실상 사업을 접은 분위기다.
투자계약증권 발행사들은 이번 장외거래소 인가가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당장 이달 29일부터는 한돈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투자계약증권도 처음으로 등장한다. 데이터젠은 전북 옥산 농장의 국내산 한돈 500두를 기초자산으로 총 2억1624만원을 모집하는 게 목표다.
같은날 열매컴퍼니도 새해 첫 투자계약증권 공모 청약을 개시한다. 이미 매각을 통해 회수에 성공한 바 있는 야오이 쿠사마의 작품 'Pumpkin' 연작이 기초자산이다. 다음달에는 일본 현대미술작가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의 공모 청약이 예정돼 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들 역시 음원이나 부동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초자산을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삼고 있다. 컨소시엄마다 토큰증권발행(STO) 제도화 안팎으로 한우·한돈 등 가축, 미술품 등 이미 발행되고 있는 투자계약증권을 비롯해 비상장주식, 명품까지도 거래할 수 있도록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물자산토큰(RWA)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각투자 자산의 유통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면서 “빠른 시일내에 관련 제도가 정비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