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와 손잡은 트럼프 일가… 사우디에 14조원 초대형 호텔·골프장 짓는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기업인 트럼프 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고급 부동산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개발회사 다르 글로벌은 수도 리야드 인근 디리야 지역에 트럼프 브랜드를 단 호텔과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약 70억달러(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원하는 총 630억달러 규모의 '디리야 개발 구상'의 일부다.

이번 사업은 '사우디 왕가의 발상지'로 불리는 디리야의 와디 사파르 구역에서 추진되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와 트럼프 그룹이 손잡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PIF는 이 일대를 최고급 주거 단지와 문화·공연 시설이 어우러진 관광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세워두고 있다.

아울러 다르 글로벌은 사우디 제2 도시 제다에 사무 공간과 고급 주거 시설, 타운하우스 등을 포함한 약 30억 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트럼프 플라자 타워'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뉴욕에서 진행했던 부동산 개발을 확대·재해석한 형태로 알려졌다.

지아르 엘 차르 다르 글로벌 최고경영자는 “디리야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PIF와 1년 반가량 긴밀한 논의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에릭 트럼프 트럼프 그룹 부사장은 “현지의 역사적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회동해 국방, 인공지능, 원자력 등 여러 분야 협력에 합의한 이후 불과 몇 주 만에 나와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관광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홍해 연안 리조트 단지와 리야드 서부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지구 조성도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이후 중동 지역에서 트럼프 브랜드 사업이 잇따르자 대통령 직위를 활용해 산유국과의 관계를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본인 재산이 신탁에 맡겨져 있어 이해충돌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다르 글로벌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지에서 트럼프 브랜드 사용권 계약을 체결해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으며, 몰디브 고급 리조트 개발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자 유치 계획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