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의 생활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점심을 '군고구마'로 대신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일대 직장가를 중심으로 버터에 소금도 얹지 않은 구운 고구마만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간편 점심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외식 비용이 한 끼에 15~20달러(약 2만원~3만원)를 훌쩍 넘어서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고구마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해당 고구마는 길거리 이동식 판매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격은 개당 약 2~4달러(약 3000원~6000원) 수준이다. 직장인들은 종이봉투에 담긴 고구마를 사무실로 가져가 껍질째 먹으며 점심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별도의 소스나 토핑은 없지만 “자연스러운 단맛이 강하고 생각보다 배가 든든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매체는 “샐러드 한 접시 가격이 20달러 가까이 치솟았고, 한때 저렴한 상징이던 피자 한 조각마저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뉴욕에서 고구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점심 풍경 자체가 고물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SNS를 통한 유행 확산도 한몫했다. 한 음식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펜실베이니아역 인근에서 고구마를 먹는 영상을 게시하며 “마치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다른 이용자는 “설탕 없이도 충분히 달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러한 영상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수백만 회 이상 재생되며 관심을 끌었다.
현지 언론은 군고구마가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오래전부터 겨울철 간식으로 친숙한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뉴욕의 한인타운이나 아시아 식료품점에서는 이전부터 오븐이나 드럼통 방식으로 고구마를 구워 판매해 왔다.
영양학적으로도 고구마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칼륨 등이 풍부해 추운 계절 간단한 에너지 보충 식품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간편 식사가 단순한 절약형 메뉴를 넘어 건강하고 트렌디한 선택지로 인식되면서 일부 식당에서는 고구마를 활용한 메뉴를 프리미엄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록펠러센터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점심시간 전에 군고구마 메뉴가 매진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몇 달러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높아진 물가가 새로운 점심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