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양극화…'첫 구조조정' 시작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양극화…'첫 구조조정' 시작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본격적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금 조달과 양산 체계를 확보하지 못한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며 산업 내 '옥석가리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IT전문매체 36Kr은 '룽중차이징'을 인용해 2025년 중국 로봇 분야 투자 건수는 610건, 총 투자액은 570억위안(약 11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약 30개 기업이 상장을 추진했고, 수억위안 단위 산업용 주문도 확대됐다.

반면 후발 기업의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K-스케일랩스는 지난해 11월 양산 직전 현금 고갈로 팀을 해산하고 기술을 오픈소스로 전환을 발표했다. 협동로봇 기업 싱크로보틱스는 두 번째 파산을 선언했다. 아동 정서 교감 로봇 기업 임바디드(Embodied)는 서비스 종료와 함께 폐업했고, 로봇청소기 '룸바' 제조사 아이로봇도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업계는 이러한 실패의 원인을 △투자 단절 △상용화 실패 △제품 동질화 △핵심 인공지능(AI) 역량 부족을 지목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연구개발(R&D)과 양산 설비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자본집약 산업인데, 대부분 스타트업은 독자적으로 양산 체제를 구축할 능력이 없다.

특히 '데모 중심' 수주 구조가 한계로 지적됐다. 현재 상당수 주문이 홍보·전시·데이터 수집 목적에 머물러 실제 생산성 대체 효과를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 '보여주기 기술'에서 '수익성 입증' 단계로 기준이 이동하면서 생존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술 경쟁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 중이다. 보행·점프 등 운동 제어 기술은 상향 평준화됐지만, 자율 판단과 작업 수행을 담당하는 '두뇌' 역할의 인공지능(AI)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6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을 3만~5만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대중화 이전에 인수합병(M&A)과 퇴출이 먼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자금 조달 능력과 반복 수주 실적을 확보한 소수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2026년이 사실상 1차 구조조정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