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여보'나 '당신' 같은 익숙한 애칭 대신 서로를 '팀원'이나 '하우스메이트'처럼 부르는 새로운 호칭이 번지며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본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배우자를 함께 생활을 꾸려가는 동료로 규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남편·아내 호칭이 지나치게 다정하고 감정적이라는 이유로 보다 담담하고 중립적인 표현을 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여성들 사이에서 더욱 뚜렷하게 감지된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에 거주하던 중국인 부부들 사이에서 먼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타국에서 정착과 생계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부부 관계를 '동지적 관계'로 바라보는 인식이 형성됐고, 이 개념이 중국 본토로 전파되면서 공감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전통적 성 역할에서 벗어나 집안일과 육아를 공동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베이징 사범대학교 팡 샤오이 교수 연구진의 조사 결과, 배우자가 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혼인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상대를 '팀원'으로 지칭하는 것이 가사 분담에 대한 존중과 협력 의식을 드러내는 상징적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결혼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일부는 이러한 명칭이 오히려 애정이 식은 부부 관계를 풍자적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한 누리꾼은 “사랑이 아니라 이해타산으로 유지되는 결혼을 농담처럼 표현한 것 같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배우자를 동료라고 부르는 순간 가정이 회사처럼 변하고 상대는 감정의 대상이 아니라 기능적 존재가 된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팀원이나 룸메이트와 아이를 갖는 것은 어색하다”는 비아냥도 이어졌다.
그러나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한 남성 이용자는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보다 '팀메이트'가 낫다. 적어도 우리가 같은 편이라는 의미는 담겨 있지 않느냐”고 옹호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