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췌장암은 치료가 어려운 암이지만, 복강경·로봇수술과 중입자 치료 등 새 기술이 결합되면서 과거와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표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치료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로봇과 중입자 치료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다.
강창무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췌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깊은 후복막에 위치하고 주변에 중요한 혈관과 장기가 밀집해 있어 수술 접근 자체가 어렵다”며 “절제 이후에는 췌장과 담도를 소장과 연결하는 문합술까지 필요해 매우 정교한 술기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난도가 높은 영역에서 로봇수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과 함께 대표적인 최소침습 수술 방식이다. 3차원 영상 기반 수술 시야와 자유로운 손목 움직임, 손 떨림 보정 기능 등을 제공해 미세한 혈관과 조직을 정교하게 다룰 수 있도록 돕는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은 카메라 장비로 5~15배 확대된 시야를 제공해 좁고 깊은 공간에서도 세밀한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전체 췌미부 절제술의 80~90%, 췌십이지장 절제술의 60~70%가 복강경이나 로봇을 활용해 시행하고 있다. 강 교수는 지난 2021년 미국 의학분야 학술연구 평가기관인 '엑스퍼트스케이프'가 선정한 췌장 절제술 분야에서 전 세계 상위 0.1%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는 “췌장암은 고령 환자가 많은데 과거에는 큰 개복수술 부담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작은 절개로도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복수술 환자는 2~3주 정도 입원해야 하지만, 최소침습 수술 환자는 합병증이 없으면 일주일 내외로 퇴원할 수 있다.
수술 기술 변화와 함께 방사선 치료 분야에서도 중입자 치료라는 새로운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췌장암 환자의 80% 이상은 진단 당시 수술이 어렵다. 이 중 약 40%는 주변 혈관을 침범한 국소 진행형 단계에서 발견된다. 이 경우 항암치료 이후 중입자 치료를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중입자 치료로 종양 상태가 개선되면 이후 수술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향후 췌장암 치료 성적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수술 확산에는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로봇수술 장비는 가격이 높고 수술 공간 확보가 필요해 병원마다 충분한 장비를 갖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수가 구조가 낮은 상황에서는 로봇수술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복강경과 로봇수술에 대한 인증 제도와 보험 수가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 췌장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외과의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최소침습췌장수술연구회(K-MIPS) 제3대 회장을 역임했다. 최소침습 췌장절제술의 표준화와 교육 체계 구축에 힘써왔다.
강 교수는 “췌장수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인 만큼 복강경과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하려면 충분한 교육과 경험이 필요하다”며 “연구회는 술기 교육과 국제 학술 교류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최소침습 췌장수술을 확산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