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충돌 과정에서 쿠르드족의 군사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던 것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귀환식에 참석한 뒤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쿠르드족이 개입하지 않아도 전쟁은 충분히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쿠르드족과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쟁을 지금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그들은 개입 의사가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개입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의 이란전 개입과 관련해 입장을 바꾼 것은 쿠르드 세력이 전쟁에 참여할 경우 이란과의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쿠르드족은 약 3천만∼4천만명 규모로 튀르키예·이라크·이란·시리아 등에 걸쳐 거주하는 세계 최대 무국가 민족으로, 독자적인 국가 또는 자치 영토 확보를 오랜 목표로 삼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충돌이 끝난 뒤 이란의 지도가 현재와 같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답해 향후 이란의 영토나 정치 지형이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자국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고 공격 중단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그것은 항복”이라며 “그 국가들과 우리에게 사실상 항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과 합의를 모색하는 상황이 아니다”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전쟁으로 국가를 이끌지 않을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의 한 여자 초등학교에서 17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본 바에 따르면 그것은 이란이 한 것”이라며 책임을 이란 측에 돌렸다.
러시아의 이란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징후는 보지 못했다”며 “만약 러시아가 그렇게 하고 있다면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버 공군기지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숨진 미군 장병 6명의 유해 귀환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귀환식에는 숨진 장병들의 유가족이 함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제이디 밴스 부통령 부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등 행정부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이후 기자들에게 “이런 일은 언제나 매우 슬픈 일”이라며 전사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