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원해진 캐피탈사 보험 진출…설 자리 좁아진다

캐피탈업계가 수년간 건의해온 보험업 진출이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새로운 부수업무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도 여신금융업계가 정부에 캐피탈사 보험 진출을 건의했지만, 관련 논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보험 판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생기면서 보험설계사들의 영업 범위가 줄어들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캐피탈사까지 보험에 진출하는 것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은행, 증권, 카드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신규 사업자가 들어올 경우 기존 시장이 위협받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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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금융업법은 캐피탈사에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지만,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한 업종을 여신금융전문회사 중 카드사로만 한정하고 있어 캐피탈사의 보험 판매는 불가능하다.

여신업계 중 카드사만 보험업을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법에 보험대리점 영업을 할 수 있는 업종이 규정된 시점이 2003년”이라며 “카드사들은 보험업법에 해당 규정이 마련되기 이전부터 보험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법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캐피탈사의 보험 진출이 막힌 것이 지속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보험업에 진출하게 되면, 캐피탈사에서 자동차 등 기계·설비금융에 보험을 결합해 판매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보험 판매가 가능해지면 이미 보유한 자동차 할부 리스 고객에게 보험을 함께 판매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캐피탈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이 핵심 사업이지만, 카드사들의 사업 확대로 경쟁이 격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9534억원으로 전년 동기(8761억원) 대비 약 9% 증가했고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329억원에서 1444억원으로 약 4.4배 늘었다.

캐피탈사에 대한 일부 규제가 완화될 조짐도 있지만, 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여신업계 CEO 간담회 이후 캐피탈사에 대한 통신판매업 허용과 렌탈 취급한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여전히 검토중인 상황”이라며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를 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분위기가 형성돼야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