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핵심쟁점 이견 '마라톤 협상'…호르무즈 개방·레바논 휴전 대립

미국 대표단(왼쪽)과 이란 대표단.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표단(왼쪽)과 이란 대표단.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약 반세기 만에 성사된 고위급 회담에서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입장차로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참석했으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중재자로 동석했다. 여기에 스티브 윗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등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자정을 넘겨가며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레바논 휴전 △전후 보상 및 자산 문제 등 핵심 사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15개항 종전안을 제시한 반면, 이란은 10개항 요구안을 역제안하며 맞서는 구도다. 특히 이란은 협상 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전쟁 피해 배상 △해외 동결 자산 해제 △중동 전역 교전 중단 등 '레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한 것으로 IRIB가 보도했다.

최대 쟁점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협 통제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단독 통제 및 통행료 부과를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공동 관리 또는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은 협상 타결 이전이라도 해협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최종 합의 이후 개방을 고수하고 있다.

레바논 문제도 또 다른 충돌 지점이다. 알아라비알자디드는 이란이 레바논까지 휴전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며 군사 작전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이처럼 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군사적 경고와 이스라엘의 공습 지속까지 맞물리면서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격 재개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외교적 해법과 군사적 충돌 사이에서 중동 정세가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