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한국 법인에 대해 과세당국이 부과한 세금 762억원 가운데 687억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세청은 지난 2021년 세무조사를 통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에 800억원 상당의 세금을 부과했으며 넷플릭스는 2023년 조세불복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법인에 지급해 온 금원의 성격이었다. 과세당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넷플릭스의 영상 콘텐츠에 대한 국내 전송권을 가지므로 '저작권 사용료'로 봐야 한다고 봤다. 반면 넷플릭스는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과세 당국은 저작권 사용료에 대해서는 원천징수 권한을 가지지만 사업소득에는 권한이 없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를 넷플릭스의 네덜란드 법인인 NIVB로 판단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국내 플랫폼의 운영·광고·마케팅 등 보조적 활동만 한 것으로 인식하며 독립적으로 저작권을 행사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NIVB가 넷플릭스코리아를 매개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자체를 국내 조세 회피를 위한 행위로 볼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넷플릭스코리아가 구입해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설치한 서버(OCA)는 실질적으로 넷플릭스코리아의 자산으로 인정돼 이 부분에 대한 과세 처분은 적법하다고 인정됐다.
국세청이 연달아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법적으로 패배하면서 과세 논리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국세청은 구글코리아가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벌어들인 광고수익 중 9751억원을 아태본부에 송금한 게 '사용료 소득'에 해당한다고 보고 1540억원 규모의 세금을 부과했다. 구글코리아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해 구글코리아 손을 들어줬다. 해당 소송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현행 세법의 구조적 한계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버가 해외에 있으면 과세가 어려운 고정사업장 기반 원칙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과세가 어렵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재판부도 “과세 결과가 불합리하더라도 정상 가격 조정, 국내 사업장 여부 등 별도의 과세 수단 또는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조세법 및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한국 콘텐츠와 관련 생태계에 장기 투자를 이어가며,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