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미국 아마존과의 협업을 종료한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직접구매(직구) 시장 확대를 노렸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 징둥닷컴과의 협력을 축으로 한 '양방향(직구·역직구)' 구조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미국 직구 서비스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Amazon Global Store)'를 오는 6월 30일까지만 운영하고,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마무리 짓는다.
이번 협업 종료에 따라 해당 스토어의 상품 주문은 한국 시간 기준으로 6월 30일 밤 11시 59분에 최종 마감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구독 서비스 'T우주패스 쇼핑 11번가' 혜택도 조정된다. 기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전용 할인쿠폰과 무료배송 혜택은 11번가 일반 할인쿠폰과 배송비 쿠폰으로 대체된다. 11번가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상품 수령 뒤 90일간 반품·환불 등 고객 서비스(CS)를 제공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11번가 측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 종료는 11번가와 아마존 양사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면서 “원활한 마무리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1번가와 아마존은 지난 2021년 8월 말 국내 최초로 한국어로 제공되는 상품 설명과 검색 과정, 편리한 결제 등 한국 소비자 친화적인 쇼핑 환경을 구축해 오픈했다. 수천만개 이상 미국 아마존 상품을 판매하면서 직구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1번가는 그동안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미국 직구를 강화하는 한편, 최근에는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과 손잡고 역직구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최근 환율 상승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파트너십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직구 서비스 론칭 당시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최근 1500원에 근접한 상태다. 여기에 고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미국 직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발 직구액은 전년 대비 17.6% 감소하며 4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에 중국 직구액은 14.9% 증가해 전체 직구 시장 내 비중이 65.5%까지 커졌고 중국 역직구 시장 역시 10.9% 증가했다.
11번가는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징둥닷컴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6월 중순 '징둥월드와이드' 내 '11번가 전문관'을 열어 국내 판매자의 중국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징둥닷컴 상품을 11번가에서 판매하는 직구 사업도 병행 추진해 한·중을 잇는 크로스보더 커머스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계속 이어지는 고환율 등으로 미국 직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역직구와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면서 “11번가가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결정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